'독기품은' 중국, 美에 "좌시않겠다…낭떠러지서 말고삐 돌려라"
中상무부 2시간만에 두차례 성명…美 겨냥 "악랄한 선례 남겼다"
트럼프 美행정부의 중국산 '관세폭탄'에 中 맞불 보복관세 예고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미국이 500억 달러(약 54조 원) 상당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25%의 고율관세를 부과키로 한 데 대해 중국이 "좌시하지 않겠다"며 강력한 맞불 보복조치를 예고했다.
중국 상무부는 23일 이례적으로 오전 7시(이하 현지시간)와 오전 8시38분 대변인 성명을 내고, 이같이 경고했다.
첫번째 성명에서는 미국의 중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관세 부과 조처에 대한 보복관세 계획을, 두 번째 성명에서는 중국을 겨냥한 '중국의 경제침략을 표적으로 하는 행정명령'에 대해 비판했다.
두 번째 성명에서는 한반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이후 한국을 겨냥해 사용했던 '낭떠러지에 이르러 말고삐를 잡아채야 한다'(懸崖勒馬)라는 표현까지 사용하며 비난 수위를 높혔다.
이 표현은 중국 외교 용어로, 전쟁을 선언할 때 사용하는 '사전에 미리 말한 적이 없다고 말하지 마라'(勿謂言之不預也)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是可忍, 孰不可忍)라는 용어 다음으로 강한 수준의 표현으로 통한다.
이 표현은 지난해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왕이(王毅)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사드 배치를 비난하며 사용한 바 있다.
중국 상무부는 대변인 명의 성명에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자국 무역법 301조 조사보고에 근거해 행정명령(중국의 경제침략을 표적으로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해 중국에 제한 조치를 했다"며 "중국은 합법적인 권익에 손해를 보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이어 "미국은 중국의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와 세계무역기구(WTO) 규정, 광범위한 업계 호소 등을 무시하고 자기 고집대로만 행동했다"며 "이는 전형적인 일방주의적 무역보호주의이고, 중국은 이에 결연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미국의 이번 조처는 중국의 이익뿐 아니라 미국의 이익, 또 전 세계의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매우 악랄한 선례를 남겼다"고 비난했다.
중국 상무부는 또 "우리는 이미 충분한 준비가 끝났다"면서 "자신의 합법적인 이익을 결연히 수호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상무부는 "301조 조사와 관련해 중국은 이미 여러 차례 명확한 입장을 밝혔다"면서 "중국은 무역전쟁을 바라지 않지만, 절대로 무역전쟁을 두려워하지 않고, 어떤한 도전도 대응할 자신이 있다"고 덧붙였다.
상무부는 그러면서 "미국이 낭떠러지에 이르러 말고삐를 잡아채야 한다. 신중한 결정을 내려 양국 경제 무역 관계를 위험한 상황에 빠뜨리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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