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음주운전하면 부서 전 직원에 연대책임…인권침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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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페널티 필요" vs "연좌제와 다름 없어"
(수원=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경기 수원시가 음주 운전 근절을 위해 음주 운전자로부터 재발방지 다짐서를 받아 내부 게시판에 올리고, 음주 운전자가 속한 부서의 동료에게까지 책임을 물어 불이익을 주는 음주 운전 페널티제를 시행해 인권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 수원시에 따르면 시는 2016년 3월 음주 운전 비위행위 근절계획을 만들어 시행중이다.
음주 운전 발생 시 해당 공무원의 부서명과 직급을 나타낸 비위 사실 현황과 재발방지 다짐서를 시청 내부 행정망에 공개하고, 보건소에서 운영중인 절주교실을 의무적으로 수료하도록 했다.
여기에 부서 회식 후 음주 운전이 발생하면 해당 부서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연수 참여 제한, 청렴마일리지 감점 적용, 전 직원 자원봉사 실시 등 연대책임도 물었다.
음주 운전 공무원은 '지방공무원 징계규칙'에 따라 감봉, 정직 등 징계를 받지만, 이와 별도로 시 자체적으로 페널티를 만들어 적용한 것이다.
올해부터는 부서 회식 후 음주 운전 발생 사실을 감사관실에 보고하지 않고 은폐하면 해당 부서 전 직원의 국내외 문화탐방, 산업시찰, 벤치마킹, 장기교육, 연수 참여도 제한하는 등 한 단계 강도 높은 페널티를 적용하고 있다.
감사관실 관계자는 "아무리 징계를 주고 음주 운전을 하지 말라고 해도 해마다 음주 운전으로 인한 비위가 끊이지 않아 더욱 강력한 페널티를 마련한 것"이라며 "공무원 서로가 음주 운전 근절에 동참하도록 하기 위한 취지"라고 말했다.
수원시의 경우 2011∼2015년 징계를 받은 공무원 136명 가운데 75명이 음주 운전 때문으로 나타났다.
음주 운전으로 징계를 받은 공무원은 2011년 16명, 2012년 11명, 2013년 19명, 2014년 15명, 2015년 14명, 2016년과 2017년 각 9명 수준이다.
수원시 공무원들은 시의 강화된 음주 운전 페널티가 지나치다며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한 공무원은 "연수나 장기교육, 생태체험 활동은 공무원 개인에게 매우 중요한 기회인데, 다른 사람의 음주 운전 비위행위로 인해 연대책임을 물어 참여기회를 제한하는 것은 연좌제가 아니고 무엇이냐"고 비난했다.
다른 공무원도 "음주 운전을 잘못된 행동이지만, 그렇다고 내부 행정망에 재발방지 다짐서를 올리게 하고, 소속이나 직급을 공개하는 것은 인권침해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공무원들의 지적과 불만을 접수한 수원시인권센터는 인권침해 여부를 판단해 제도를 개선하고자 조만간 직권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음주 운전자가 속한 부서 전 직원에게 연대책임을 묻는 것은 국가인권위원회가 인간의 기본권을 침해한 것으로 판단한 바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해 3월 사전에 음주 모임을 보고하지 않았다는 이유 등으로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육군 소속 A씨와 2인 이상 음주 시 사전 보고, 음주사고 발생 시 동석자 연대처벌 등 관행이 부당하다며 육군 소속 B씨가 제기한 진정을 받아들여 국방부장관은 음주 캠페인이 사생활을 침해하지 않도록 지침·관행을 개선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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