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마케도니아에 새 국명 5개 제시…양국갈등 풀리나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어퍼(Upper) 마케도니아, 뉴 마케도니아, 노던 마케도니아, 마케도니아 스코페, 바르다르 마케도니아.'
반 세기 넘게 '마케도니아'라는 이름을 둘러싸고 분쟁을 겪어온 그리스가 이웃 나라 마케도니아에 위와 같은 새로운 국명 후보를 제시하고, 마케도니아가 이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양국의 해묵은 갈등 해소가 임박했다는 관측을 낳고 있다.
니코스 코치아스 그리스 외무장관은 이웃 나라와의 오랜 국명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마케도니아에 새 이름으로 채택할 수 있는 5개의 선택지를 제안했다고 20일 밝혔다.
그리스가 제시한 이름 가운데 앞선 3개는 마케도니아의 지리적, 시간적 특질을 나타내는 형용사가 마케도니아라는 지명과 결합된 복합 명사 형태다.
또, '마케도니아 스코페'에서 스코페는 마케도니아의 수도를 지칭하고, '바르다르 마케도니아'에서 바르다르는 마케도니아를 흐르는 가장 큰 강을 의미한다.
코치아스 장관은 오는 22∼23일 스코페를 방문, 니콜라 디미트로브 마케도니아 외교장관을 만나 새 이름에 대한 타협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양국 장관은 이어 오는 30일에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매튜 니메츠 유엔 특사가 주최하는 회의에 나란히 참석, 협의를 이어간다.
조란 자에브 마케도니아 총리는 그리스 측이 제시한 국명 후보를 전달받은 뒤 "아직 심의 중인 특정한 (국명)후보는 없다"면서도 "우리는 그리스에 우리의 자체적인 국명 후보를 보냈고, 희망적"이라고 말해 타협안 도달에 낙관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그리스와 마케도니아는 1991년 마케도니아가 옛 유고 연방에서 분리된 이래 마케도니아의 이름을 둘러싸고 외교 분쟁을 지속해왔다.
그리스는 마케도니아라는 이름이 알렉산더 대왕을 배출한 고대 마케도니아 왕국의 중심지인 그리스 북부 마케도니아 지방에 대한 소유권을 시사한다며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아 왔다.
마케도니아는 1993년에 구(舊) 유고슬라비아 마케도니아공화국(FYROM)이라는 이름으로 유엔에 가입했으나, 이후 그리스의 완강한 반대에 부딪혀 2008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 문턱에서 좌절했고, 유럽연합(EU) 가입을 위한 절차에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앙숙 관계를 유지해온 두 나라 사이에는 작년 5월 집권한 개혁 성향의 자에브 마케도니아 총리가 그리스와의 관계 개선 의지를 천명한 것을 계기로 급격한 화해 분위기가 조성됐다.
국명 분쟁 타협안을 둘러싸고 양국 모두에서 최근 대규모 반대 시위가 열리는 등 두 나라 모두 여론이 호의적이지 않지만, 양국 정부는 오는 7월 나토 정상회담이 열리기 전까지 마케도니아의 새 이름을 결정짓고, 화해의 시대로 나아간다는 방침이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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