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푸틴 대선승리에 축하전화 안해…"선거결과 놀랍지 않아"(종합2보)
美대선서 트럼프·러시아 유착설 의식한듯…크렘린궁 "비우호적 행보로 보지 않아"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세계 각국 정상들이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축하 메시지를 전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아직 축전을 보내거나 축하전화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호건 기들리 백악관 부대변인은 19일(현지시간) 러시아 대선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는 선거 결과에 대해 놀라지 않았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 간 전화통화는 아직 계획된 게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축하할 계획이 없음을 확인한 것이다.
기들리 부대변인은 이어 "우리는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러시아가 우리의 이익을 위협할 때는 큰 대가를 치르도록 할 것이지만 우리의 이익에 부합할 때는 공동 활동 가능성도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와 선택적 협력을 해 나가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축하하지 않은 것은 2016년 미국 대선에 대한 러시아의 개입 의혹과 트럼프와 푸틴 간 개인적 유착 관계 등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축하 전화가 불리한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중스파이 암살 시도 사건으로 러시아와 최악의 갈등 관계에 들어간 영국의 테리사 메이 총리 역시 러시아에 파견됐던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선거감시단의 보고서를 기다린 후 축하 전문을 보낼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대변인이 밝혔다.
크렘린궁은 트럼프 대통령이 축하 전화를 하지 않은 것을 비우호적 행보로 보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20일 "누구는 일정 때문에 누구는 다른 이유로 전화를 할 수 없을 것이다. 확대해석할 필요가 없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페스코프는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은 필요한 분야에서 미국과의 관계를 정상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도 이날 기자들에게 "(푸틴이 압승을 거둔) 이번 대선 결과가 러시아 고립주의에 사로잡힌 일부 미국 정치인들의 생각을 바꾸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랴브코프는 "러시아는 대화에 열려 있다"면서 "푸틴 대통령이 여러차례 얘기했듯이 모든 고난과 문제들은 해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함께 해결할 수밖에 없는 심각한 문제들이 있다"면서 "러-미 협력이 없으면 세계는 훨씬 더 불안정해지고 어떤 분야에서 위험해 진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현지 언론과 크렘린궁 등에 따르면 앞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축전과 축하 전화를 통해 가장 먼저 푸틴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축하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전화로,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은 축전으로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다른 정상들 보다는 조금 늦게 축전을 보내 푸틴의 재선을 축하하면서 "양국과 양국 국민 사이의 대화와 관계를 지속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양자 및 국제적 도전을 건설적으로 해결하고 안정적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고 독일 정부 대변인이 전했다.
크렘린궁은 이밖에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축하 전화를 해왔으며, 세르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라울 카스트로 쿠바 대통령 등이 축전을 보냈다고 소개했다.
또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 세르쥬 사르그샨 아르메니아 대통령,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 샤프카트 미로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등은 축하 전화와 축전을 통해 푸틴 대통령을 축하했다고 크렘린궁은 덧붙였다.
한편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도 20일 푸틴 대통령에게 재선을 축하하는 전문을 보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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