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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버지에 그 딸'…여홍철처럼 딸 여서정도 도마에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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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버지에 그 딸'…여홍철처럼 딸 여서정도 도마에 '승부수'
엄마 김채은씨도 도마 전문가…아시안게임·세계선수권 메달 정조준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여자 기계체조에 모처럼 등장한 유망주인 여서정(16·경기체고 1)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체조인을 아버지로 뒀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남자 도마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여홍철(47) 경희대 교수가 여서정의 아빠다.
여 교수는 2012년 런던올림픽 도마에서 양학선(26·수원시청)이 한국 체조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하기 전 올림픽 챔피언에 가장 근접했던 인물이다.
점프와 공중회전에서 당대 최강이던 여 교수는 그러나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무너진 하체 탓에 통한의 눈물을 흘리며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대신 여 교수가 현역 때 완성한 '여 1'과 '여 2' 기술은 지금도 도마에서 고난도 기술로 애용된다.
이제는 딸 여서정이 배턴을 받는다.
지난해 소년체전 4관왕을 휩쓰는 등 주니어 무대를 평정한 여서정은 17∼18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세계선수권대회 대표 파견 1차 선발전에서 개인종합 이틀치 합계 102.650점으로 당당히 1위에 올랐다.
16세로 시니어 대회에 참가할 자격을 얻자마자 출전한 대표선발전에서 쟁쟁한 언니들을 따돌리고 으뜸이 된 셈이다.



여서정은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훈련할 선수들을 뽑은 지난해 12월 선발전에서도 도마-이단 평행봉-평균대-마루운동 4종목 개인종합 합계 50.250점으로 1위에 올라 '될성부를 떡잎'의 자질을 뽐냈다.
여 교수의 부인은 역시 기계체조 여자 국가대표를 지낸 김채은(45) 대한체조협회 전임지도자다. 큰딸 연주 양을 빼곤 부모와 둘째 딸이 체조 가족이다.
아빠와 엄마, 딸의 공통점은 유독 도마에서 강했다는 사실이다.
여 교수는 1998 방콕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1994년 세계선수권대회와 1996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각각 동메달, 은메달을 획득하는 등 주로 도마에서 메달을 따냈다.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단체전 동메달리스트인 김채은 씨도 1993년 제1회 동아시아 경기대회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담력과 점프력, 화려한 공중 기술을 겸비해야 높은 점수를 얻는 도마 종목에서 딸 여서정이 부모의 유전자를 그대로 물려받았다.



여서정은 이번 1차 대표선발전 도마에서 신기술을 선보였다. 이틀치를 합산한 도마 종목에서 29.350점을 획득해 경쟁 선수들을 3∼5점 이상 크게 따돌렸다.
소수점 셋째 자리까지 따지는 체조 점수에서 1점 이상은 큰 차이다. 여서정은 이단 평행봉의 약점을 도마, 마루운동, 평균대 실력으로 만회했다.
여서정은 주니어 마지막 무대이던 지난해엔 프랑스의 한 작은 국제대회에 출전해 도마에서 은메달을 따내고 국제대회 시상대에 처음으로 오르기도 했다.



김채은 씨는 "서정이의 기량이 많이 늘었다"면서 "소년체전에서도 줄곧 도마 금메달을 땄다"며 '집안 내력'을 부인하지 않았다.
그는 "시니어 무대에 올라와 서정이가 치르는 첫 국제대회가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인데 최근 중국, 일본, 인도, 우즈베키스탄의 경쟁 선수들의 기량이 좋다"면서 "열심히 훈련해 실수를 줄인다면 도마에서 동메달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이어 "이번 선발전에서 발표한 신기술을 완벽하게 제 것으로 만든다면 올해 세계선수권대회,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도 메달을 노려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cany9900@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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