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키운 일본 면세점 기업 JTC, 코스닥 상장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유학생 출신 기업가가 일본에서 일궈낸 면세점 전문기업 JTC가 다음 달 초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
구철모 JTC 사장은 19일 여의도에서 열린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JTC의 창업 및 성장 과정과 상장 후 계획을 밝혔다.
JTC는 현재 일본 전역에 24곳의 점포를 운영하는 면세점 기업이다.
구 사장이 1993년 일본의 온천 관광지 벳푸에 세운 60평짜리 가전제품 면세점 '도쿄전기상회'가 그 시초다
구 사장은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어린 시절 일본에 살던 조부모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특히 그 시절 일본에서 친척들이 가져다준 트랜지스터 라디오 등 선물을 보고 느낀 놀라움은 아직도 기억 한켠에 살아있다고 회상했다.
그런 '선물 가게'를 열겠다는 생각으로 구 사장은 1988년 일본으로 건너가 릿쿄 대학에서 관광학을 전공하고 석사 학위까지 취득했다.
그는 "의식주가 넉넉해지고 여가를 누리는 단계가 오면 여행객이 급격하게 늘 것"이라고 확신하고 도쿄전기상회를 벳푸에 개장하면서 면세점 사업을 시작했다.
그동안 사업을 하면서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은 그에게 가장 큰 위기이자 기회가 됐다.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면서 매출이 뚝 떨어지자 구 사장은 회사 운영을 3개월간 멈추고 중국어를 배우는 등 중국인 손님 끌기에 나섰다.
지진의 여파가 잦아들면서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매장을 찾기 시작했고 JTC는 일본 내 매출 1위 면세점으로 올라섰다. 중국인은 매출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2016년에는 중국인 매출 비중이 83.9%에 달했다.
그는 "선물은 주는 사람의 애정과 받는 사람의 감사가 전달되는 철학적인 것"이라며 "우리가 선물을 많이 팔면 팔수록 세상은 감사와 사랑으로 충만한 세상이 된다"고 강조하며 회사를 키워왔다.
2월 결산 법인인 JTC의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2017년 3∼11월)은 412억672만 엔(약 4천200억원)이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24억6천398만 엔이었다. 2016년 결산 기준으로는 매출 500억5천521만 엔에 영업이익 25억1천863억 엔을 기록했다.
일본은 2020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각국 비자 발급 요건을 완화하는 등 관광 부흥 정책을 펴고 있어 JTC에는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코스닥 시장을 상장 시장으로 정한 이유에 대해 아키야마 미치하루 JTC 전무는 "한국이 면세 사업에서는 독보적인 국가이고, 일본 시장에서는 면세 업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편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김재준 전 코스닥위원장의 적극적인 설득 등에 사장과 임원의 마음이 움직였다고 했다.
아키야마 전무는 "코스닥 규정과 일본 회계 규정을 모두 지켜야 하는 까다로움이 있지만 어차피 국제 기준으로 커 나가야 할 회사이기 때문에 크게 번거롭지 않다"고 덧붙였다.
구 사장은 "앞으로 5년 이내에 매출액 1천억 엔에 달하는 일본 최초의 면세점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한국에서도 서울, 부산, 제주 등에서 사후면세점 시장에 진입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JTC의 희망 공모가 범위는 6천200∼7천600원이다. 상단을 기준으로 801억원을 조달한다. 20∼21일에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 예측이 진행되고 26∼27일에는 개인투자자 청약을 받는다. 상장 주관사는 삼성증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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