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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사학스캔들 '확산일로'…"지시안했다" 해명에도 추가 의혹(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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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사학스캔들 '확산일로'…"지시안했다" 해명에도 추가 의혹(종합)

가격협상 대응문서도 슬쩍 삭제…또다른 사학스캔들도 재점화 움직임
국회서 '문서조작' 추궁 日아베, 거듭사과…"지지율 하락 심각하게 받아들여"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김병규 특파원 = 일본 재무성의 문서 삭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며 사학재단 모리토모(森友)학원의 국유지 헐값 매각을 둘러싼 논란이 더 커지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국회에 출석해 거듭 사과했지만, 사학스캔들은 확산 일로를 걷고 있다.
19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재무성은 이날 앞서 사학스캔들과 관련해 조작 사실을 인정한 14건의 문서 외에 새로운 문서 1건에서도 조작이 있었고 인정하며 국회에 이 사실을 보고했다.
추가로 밝혀진 삭제 문서는 재무성이 문제의 사학재단 모리토모학원과 매각 협상을 진행하던 지난 2016년 4월 작성된 '결재참고 메모'로, 재단측과의 협상에 대한 대응방침이 담겨 있었다.
문서에는 모리토모학원측이 기공식 일정을 제시하며 부지 내 쓰레기가 묻혀있다며 제거 비용을 깎아줄 것을 요구했다는 내용과 함께 '기공식까지 공정에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매각 가격에서 (쓰레기 제거 비용의) 공제를 검토'라는 재무성의 대응 방침이 적혀 있다가 삭제됐다.
앞서 공개된 녹음 파일에 따르면 가고이케 야스노리(籠池泰典) 전 이사장은 비슷한 시기 재무성에 아키에(昭惠) 여사가 기공식에 참석하기로 했다고 압박한 바 있다. 재무성측이 아키에 여사가 참석하는 기공식 때 문제가 되지 않기 위해 쩔쩔매며 모리토모학원측의 요구를 받아들일 방침을 세운 것이라는 의심이 들게 한다.
아베 총리는 이날 국회에서 야권으로부터 사학스캔들과 관련해 거센 추궁을 당하며 곤욕을 치렀다.
야당은 모리토모학원의 소학교(초등학교) 부지 매입과 관련한 특혜 의혹을 은폐하기 위해 재무성이 결재서류 조작을 한 것이 결국 아베 총리를 의식한 것이라면서 책임을 추궁했다.
가고이케 전 이사장이 아베 총리 부부와의 친분을 과시하며 국유지 특혜매입을 받은 점, 재무성이 아베 총리 부부와 관련된 사항을 삭제한 것은 '범죄'라는 비판이 야당은 물론 여당 의원에서도 나왔다.
아베 총리는 자신과 부인이 모리토모 학원의 국유지 매입 과정에 연루된 것이 확인되면 "총리직도 의원직도 그만두겠다"고 했던 지난해 2월 17일 발언이 문서 조작에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부인과 관련됐는지와 무관하게 삭제됐다"며 관련성을 부정했다.
그는 삭제 지시 여부에 대해서는 "원래 재무성 이재국 내에 그런 결재서류가 있는지 조차도 몰랐기 때문에, 지시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부인이 건립을 추진하던 모리토모학원 초등학교의 명예학교장을 맡았던 것에 대해서는 "국민으로부터 의혹의 시선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며 "앞으로 부인도, 일부 명예직을 제외하고 모든 직에서 사퇴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문서조작 파문 이후 지지율이 한 달 새 10% 포인트 이상 급락하며 30.3%(닛폰TV)~31%(아사히신문) 수준을 기록한 데 대해서는 "문서조작 문제가 국민의 신뢰를 흔드는 사태가 됐다"며 "심각하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행정 전체에 대한 최종 책임은 내게 있다"며 재차 대국민 사과를 했다.
이날 야당은 물론 여당 의원들도 재무성 관료 윗선에서 조작에 개입한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여당인 자민당의 아오야마 시게하루(靑山繁晴) 의원은 "재무성 국장 한 명의 국회 답변을 위해 문서조작을 한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납득되느냐"고 주장했다.
아베 총리나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이 개입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아소 부총리는 문서 조작 문제의 책임을 지고 최근 사퇴한 사가와 노부히사(佐川宣壽) 전 국세청 장관의 잘못으로 돌리며 '꼬리 자르기'를 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소 부총리는 국회에서 사가와 전 장관에 대해 "극히 (책임이) 컸다. 이번 단계에서는 최종책임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비판했다.
야권은 이날도 아베 내각의 총사퇴를 주장하며 공세를 높이는 한편, 한동안 잠잠했던 또 다른 사학스캔들인 가케(加計)학원 의혹과 관련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며 재점화를 노렸다.
문부과학성은 가케학원 스캔들을 폭로했던 마에카와 기헤이(前川喜平) 전 문부과학성 사무차관이 나고야(名古屋) 시의 한 중학교에서 초청강연을 한 이후 수업내용과 녹음 자료를 제출하라고 나고야시 교육위원회에 요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마에카와 전 차관은 이날 "외부로부터 무언가 강한 정치적 작용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입장을 발표하며 화살을 아베 총리로 돌렸고, 아베 총리는 국회에서 이와 관련한 추궁에 대해 "사안에 대해 알지 못하므로 답변을 할 수 없다"고 답변을 피했다.


choinal@yna.co.kr, bk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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