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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리용호 스톡홀름행 이어 최강일 헬싱키행…본격 탐색전 나섰나
최강일 北 외무성 아메리카국 부국장,'남북미 1.5트랙 대화' 참석
北, 스톡홀름선 스웨덴과 미국인 영사문제, 헬싱키선 비핵화 논의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 북한이 리용호 외무상을 15∼17일 스웨덴 스톡홀름에 보낸 데 이어 18일에는 최강일 외무성 북아메리카국 부국장을 핀란드 헬싱키로 보냈다.
외견상 리 외무상의 스톡홀름 행(行)은 북한과 스웨덴 간의 양자 접촉 성격이지만, 스웨덴이 북한에 외교공관을 두지 않은 미국을 대신해 미국인 영사문제와 안보문제를 협의했다는 점에서 간접적인 북미 대화라고 할 수 있다.
5월 역사적인 첫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사전 접촉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핀란드 헬싱키에서 남북한과 미국의 1.5트랙(반관반민) 대화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진 최 부국장은 18일 오전 11시 35분 중국 베이징 서우두(北京) 공항에서 헬싱키행 비행기에 올랐다. 리 외무상이 스톡홀름에서 스웨덴 외무장관과 회담을 마친 다음 날 최 부국장이 스웨덴과 긴 국경을 맞댄 핀란드로 날아간 모양새다.
북한 외무성의 '미국통'인 최 부국장은 애초 리 외무상과 함께 15일 베이징에 도착해 곧바로 스톡홀름행에 동승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3박 4일 동안 베이징에 머문 뒤 헬싱키로 향했다.
그동안 최 부국장의 베이징 잔류를 두고 여러 가지 추론이 나왔으나, 남북한과 미국의 1.5트랙 대화에 참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 부국장의 헬싱키행에 박성일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표도 동행했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전했다.
이와 관련해 외교 소식통은 "핀란드에서 내주 초 최 부국장과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 미국대사 등이 참석하는 1.5트랙 대화가 예정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우리 측에서는 신각수 전 주일대사가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한미 양국에선 북한 문제 전문 학자와 전직 관리들이 합류할 예정이다.
이런 점에 비춰볼 때 최 부국장이 모습을 드러낼 남북미 1.5트랙 대화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최대 관심사인 한반도 비핵화와 그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대급부에 대한 북한의 '의중'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돼 관심을 끈다.
아울러 스티븐스 전 주한 미 대사와 신각수 전 주일대사 역시 현직은 아니더라도 미국과 한국의 외교안보 채널에 논의 내용을 알릴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점에서 이번 1.5트랙 대화는 북미정상회담 의제 조율의 성격도 있어 보인다.
스톡홀름에서의 북한-스웨덴 대화에서 북미 정상회담의 곁가지 의제라고 할 수 있는 북한 억류 미국인 문제에 대한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졌다면, 헬싱키 1.5트랙 대화에선 비핵화 문제가 집중적으로 거론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리 외무상 방문을 통한 북한-스웨덴 외교장관 회담후 스웨덴 외교부는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분쟁을 평화적인 해결에 이르게 하려고 계속돼 온 외교적 노력과 관련해 기회와 도전에 대해 논의했다"고만 언급했다.
최 부국장도 헬싱키로 떠나기 앞서 베이징 공항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구체적 내용에 대해 함구했다.
그는 이번 남북미 1.5트랙 대화에서 어떤 내용을 논의할 것이냐는 연합뉴스 기자의 질문에 "아직은 말할 것이 없다. 돌아올 때 말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이런 가운데 핀란드 현지 언론도 자국 수도에서 북미 대표단 회담이 예정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핀란드 MTV 방송은 북한과 미국 대표단이 19일 헬싱키에서 비공식 회담을 한다면서 최 부국장이 현지에서 스티븐스 전 주한미국 대사를 만난다고 보도했다. 핀란드 뉴스통신사 STT는 회담 장소가 수도 헬싱키 소재 일본 대사관이라고 전했다.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남북미 3국이 1.5트랙 대화를 갖는 장소가 헬싱키라는 점도 시선을 끈다.
핀란드는 스웨덴과 마찬가지로 유럽에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에 가입하지 않은 중립국으로서 일찌감치 북한과 외교관계를 수립한 국가라는 공통점이 있다.
앞서 리 외무상이 방문한 스웨덴은 1975년 주북한 스웨덴 대사관을 설치했다. 핀란드도 1973년 6월 북한과 외교관계를 수립한 직후 주북한 대사관을 개설하고 1974년 4월에 별도로 평양에 상무관실을 개설, 상무관을 파견했다. 다만, 냉전 종식 후 관계가 소원해지면서 주북한 대사관을 1992년 4월 폐쇄, 현재는 주한 대사가 북한을 겸임하고 있다.
수도 헬싱키는 1975년 '헬싱키 협약'이 탄생한 도시이기도 하다. 헬싱키 협약은 미국과 옛 소련, 유럽 등 25개국이 체결한 안보 협약으로 유럽의 군축을 현실화함으로써 냉전 종식을 촉진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y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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