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S 2.121' SK 정진기에게 찾아온 봄…"자만 않겠다"
시범경기 팀 내 타율·홈런·타점·득점 1위
(인천=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주전과 후보 경계에 있는 선수는 시범경기부터 전력을 다해 뛴다. 그들에게는 '시범'이 아닌 '실전'이다.
사력을 다해 뛰는 이들 가운데 매년 봄이면 한 명씩 스타가 탄생한다. SK 와이번스 외야수 정진기(26)는 올해 시범경기에서 진짜 '봄'을 맞았다.
2011년 SK에 입단한 정진기는 호타준족 선수로 많은 기대를 모았다. 지난 시즌에는 데뷔 후 가장 많은 90경기에 출전해 홈런 11개와 35타점을 올려 기대주로 떠올랐다.
그러나 약점은 타격 정확도와 선구안이었다. 정진기의 지난 시즌 타율은 0.234, 볼넷은 90경기에서 단 9개다. 출루율도 0.281에 그쳤다.
올해 시범경기에서 정진기는 달라졌다. 불과 5경기지만, 워낙 인상적인 성적을 내 눈에 띄지 않을 수 없다.
18일 현재 정진기는 팀이 치른 5경기에 모두 출전해 타율 0.636(11타수 7안타), 2홈런, 7타점, 8득점을 기록 중이다.
팀 내 최고 타율과 타점, 득점, 홈런 모두 1위다.
특히 OPS(출루율+장타율)는 2.121에 달한다. 홈런 2개, 2루타 3개로 안타 7개 가운데 장타가 5개다.
정진기는 18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 홈경기에 1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어김없이 장타를 터트렸다.
1회 초 첫 타석에서 볼넷을 얻은 정진기는 팀이 1-0으로 앞선 5회 말 2사 2루에서 넥센 이영준의 시속 135㎞ 직구를 놓치지 않고 왼쪽 담을 넘겼다.
전날 경기에 이은 2경기 연속포다.
맞히는 것뿐만 아니라 공을 골라내는 능력도 돋보인다.
정진기는 벌써 볼넷 3개를 얻었다. 지금의 선구안만 유지한다면, SK의 치열한 외야 주전 경쟁을 극복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경기 후 정진기는 "시범경기에서 두 가지 부분에 신경 쓰고 있다. 안 좋은 공을 손대지 않는 것과 어떤 공이 들어와도 자신감 있게 스윙을 하는 것이다. 둘이 어우러져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나쁜 공을 골라내는 건 말은 쉽지만, 베테랑 타자도 실천하기 어렵다.
겨울 동안 강훈련으로 자신감을 얻은 정진기라 할 수 있는 말이다.
정진기는 "자만하지 않고 앞으로 계속 경기에 출장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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