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vs 환경보호'…화성지역 산업단지 조성 갈등
우정·동탄2산업단지 조성 추진에 환경단체·주민 반발
(화성=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경기 화성시에서 추진되는 산업단지 건설 사업이 환경파괴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환경단체와 주민의 반발을 사고 있다.
18일 화성시와 화성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화성지역에는 현재 일반산업단지 8곳, 도시첨단산업단지 1곳, 준산업단지 2곳, 국가산업단지 1곳 등 총 12개 산업단지가 조성 중이다.
이미 향남제약산업단지, 전곡해양산업단지 등 9개 산업단지는 국내·외 기업이 입주했거나 분양을 준비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현재 조성 준비가 한창인 우정일반산업단지와 동탄2일반산업단지 2곳의 경우 벌써부터 환경파괴 논란에 휩싸이며 삐걱대는 양상이다.
우정일반산업단지는 화성시, 화성도시공사, 한국농어촌공사, 현대산업개발이 우정읍 석천리 공유수면 494만㎡을 매립해 2026년까지 건설할 계획이다. 매립은 인근 남양호 준설토를 이용할 예정이다.
이 사업은 '주한미군 공여구역주변지역 등 지원 특별법'에 따른 것으로, 사업지역이 미군 공군폭격훈련장으로 51년간 사용되다 2005년 폐쇄된 매향리사격장(쿠니사격장)과 남양호 사이에 위치해 있다.
화성시는 우정산업단지에 항공, 자동차, 로봇 등 첨단 업종을 유치하면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화성시와 경기도는 지난달 8일 우정읍사무소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공여구역 주변 지역발전 종합계획 변경(안)'에 대한 주민공청회를 열었다.
그러나 화성환경운동연합은 남양호 갯벌을 매립하는 사업방식이 환경을 파괴하는 행위라고 지적하며 개발계획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화성환경운동연합은 "사업지구가 습지보호지역 지정 대상지인 매향리 갯벌과 인접해 있어 수년간의 산업단지 공사 기간에 갯벌이 파괴되는 등 심각한 생태계 훼손이 벌어질 것"이라며 "화성시는 개발계획을 철회하고 갯벌 보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매향리 갯벌은 해양수산부 정밀생태조사에서 1등급을 받아 매우 건강한 생태갯벌로 인정받은 곳으로, 습지보호구역 지정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러나 우정산업단지 개발계획은 이미 경기도를 거쳐 행정안전부 승인을 앞두고 있다.
화성시 관계자는 "개발에 대한 큰 그림만 그린 상태일 뿐 세부적으로 확정된 것은 아직 없다"면서 "장기사업인 만큼 환경단체와 주민들의 여러 가지 의견을 수렴해 세부개발계획에 담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동탄2일반산업단지도 아파트 입주를 앞둔 주민과 환경단체의 반대에 직면해있다.
화성환경운동연합과 동탄2신도시 주민들은 산업단지가 동탄2신도시 아파트용지와 350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주거환경 피해가 우려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사업부지 인근에 있는 장지저수지와 마등산에 황조롱이, 금개구리 등 법정보호종이 있어 생태계 파괴도 우려된다며 주민 1천300여명의 산업단지 조성 반대 서명부를 사업계획 심의권한을 가진 경기도에 제출하기도 했다.
화성시는 그러나 공장난립으로 인한 난개발 방지, 첨단산업 유치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산업단지 조성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주민들의 반대 민원이 거세자 경기도 지방산업단지계획심의위원회는 지난해 4월부터 화성시에 민원을 수렴하라며 심의를 보류하고 있다.
정한철 화성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계획입지에 따른 난개발 억제라는 명분을 내세우는 산업단지건설이 환경을 훼손하고 시민 삶의 질을 저하한다면 오히려 난개발보다 못한 최악의 사업이 된다"면서 "지금은 돈보다는 건강하고 쾌적한 삶을 지향하는 지속가능발전의 시대인만큼, 개발입지가 타당한지 계획수립단계부터 철저하게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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