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투명한 인사 공모해야"…부산시 "최대주주 권한 행사"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김재홍 기자 = 부산시 출자기관인 벡스코 임원에 부산시 출신 퇴직공무원이 사실상 내정되면서 낙하산 논란이 일고 있다.

벡스코는 오는 21일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신임 경영본부장을 선임할 예정이라고 16일 밝혔다.
이사회에서 부산시는 주주 자격으로 시 감사관을 지낸 박종문 씨를 벡스코 신임 경영본부장으로 추천할 예정이다.
오는 25일 퇴임하는 송근일 벡스코 경영본부장을 비롯해 역대 경영본부장 5명 모두 부산시 퇴직공무원 출신이 독식해 왔다.
벡스코는 부산시가 최대주주(42.5%)이고 코트라와 현대건설이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벡스코 사내 이사는 대표이사(코트라 출신), 경영본부장(부산시 출신), 마케팅본부장(코트라 출신), 상임감사(부산시 출신) 등 4명으로 구성됐다.
문제는 벡스코 사장과 마케팅본부장은 공모를 거쳐 선임됐으나 경영본부장과 상임감사는 공모 절차 없이 이사회에서 결정되는 것이다.
공모 절차 없이 임원을 선임하는 것은 퇴직 고위 공무원이 부산시 출자기관에 재취업하는 길을 열어준다는 지적을 피하기 힘들다.
벡스코 노조는 "벡스코 임원을 선임할 때 공개모집 여부를 결정하는 기준이 무엇인지 궁금하다"며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모든 임원을 공모로 선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시가 최대주주이기는 하지만 코트라와 현대건설도 주주로서 임원 추천 권한이 있어 내정됐다고 볼 수는 없다"며 "이사의 선임방법(공개·추천)은 주주총회에서 사안에 따라 결정하고 시는 최대주주로서 권한을 행사할 뿐이다"고 말했다.
벡스코는 "지방자치단체 출자 출연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을 보면 지방자치단체 지분이 50% 미만인 출자기관은 공개모집을 통한 경쟁 방식을 적용하지 않아도 된다"며 "경영본부장 선임 방식과 관련해 다른 의견이 제기됨에 따라 이번 이사회에서 관련 의견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훈전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공모 절차조차 없이 임원을 선임하는 것은 부산시 몫을 챙기는 전형적인 낙하산 인사에 해당한다"며 "이런 인사는 조직 투명성과 창의성을 떨어뜨린다는 노조 주장에 공감하며 벡스코가 출범 20년이 넘은 만큼 경영본부장은 조직 내부에서 나오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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