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신체대사에 의외의 영향"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커피가 체내 대사에 전에 알려지지 않은 의외의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노스웨스턴대학 의대의 마릴린 코넬리스 예방의학 교수 연구팀은 커피가 엔도카나비노이드(endocanabinoid) 시스템과 관련된 대사산물은 감소시키고 안드로스테로이드(androsteroid) 시스템과 관련된 대사산물은 증가시킨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사이언스 데일리 등이 14일 보도했다.
커피를 매일 마시는 사람 47명을 대상으로 1개월 동안 커피를 피하게 하고 다음 한 달은 매일 커피를 4잔, 그다음 한 달은 8잔씩 마시게 하면서 단계마다 혈액을 채취, 800여 개의 대사산물을 비교·분석한 결과 이 두 가지 의외의 사실이 밝혀졌다고 코넬리스 교수는 말했다.
전체적으로 커피는 115개의 대사산물에 변화를 가져왔다. 이 중 34개는 지금까지 전혀 알려지지 않은 것이었고 82개는 알려진 것으로 32가지의 생물학적 과정과 연관된 것들이었다.
이 32가지 생물학적 과정을 살펴본 결과 커피는 대마가 영향을 미치는 엔도카나비노이드 시스템과 관련된 신경전달물질 엔도카나비노이드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은 특히 매일 커피를 8잔 마셨을 때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신경전달물질은 신경세포 사이에 메시지를 전달하는 물질이다. 엔도카나비노이드는 대마 성분인 카나비노이드와 유사한 기능을 가진 물질로 체내에서 자연 생성된다.
이는 다시 말해 커피가 대마와는 반대되는 작용을 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지만 이것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알 수 없다고 코넬리스 교수는 말했다.
그는 대마의 영향 중 하나는 식욕이 촉진되는 것인데 엔도카나비노이드의 감소는 식욕 감소를 가져오는 것일 수 있다면서 커피가 체중 감소에 도움이 된다는 일부 연구결과도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우리 몸의 엔도카나비노이드 대사경로는 스트레스 반응을 조절하는 중요한 시스템으로 만성 스트레스가 있을 땐 엔도카나비노이드가 줄어든다.
두 달 사이에 커피 섭취량을 급격히 늘린 것이 스트레스를 가져왔을 것이고 이 때문에 엔도카나비노이드 감소가 촉발됐을 수 있다고 코넬리스 교수는 설명했다.
엔도카나비노이드의 감소는 높아진 스트레스를 평소의 수준으로 되돌리기 위한 신체의 적응 반응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엔도카나비노이드 시스템은 이밖에 인지기능, 혈압, 면역, 중독, 식욕, 에너지, 포도당 대사에도 관여한다.
또 하나의 의외 현상은 안드로스테로이드 시스템과 관련된 특정 대사산물들이 증가한 것이다.
이는 커피가 스테로이드의 배설 또는 제거를 촉진했다는 의미일 수 있다는 것이 코넬리스 교수의 설명이다.
스테로이드 대사경로는 일부 암을 포함한 특정 질병과 연관이 있는 만큼 커피가 이러한 질병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일 수 있다고 그는 해석했다.
이 연구결과는 '내과학 저널'(Journal of Internal Medicine) 최신호(3월 15일 자)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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