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국내 반도체·정보기술(IT) 대장주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밝아진 실적 전망과 함께 상승세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반도체 업황 고점 논란과 비수기 우려 등으로 한동안 주가가 주춤했으나 반도체 호황이 예상보다 길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속속 나오면서 관련 부품·장비주까지 함께 오름세다.
16일 한국거래소와 코스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 들어 지난 15일까지 9.52%, SK하이닉스는 16.67% 상승했다.
삼성전자는 1월에 2.08%, 2월에 5.69% 각각 하락했다가 반등했고, SK하이닉스는 1월에 3.92% 떨어졌다가 2월(4.49% 상승)부터 상승 반전해 우상향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15일에는 다소 주춤했으나 두 종목의 상승세는 최근 들어 확연히 눈에 띈다.
삼성전자는 13∼14일 이틀간 4.06% 오르며 한 달 반가량 만에 250만원대를 회복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4일 9만700원으로 마감하며 전날 세운 종가 최고기록(9만원)을 다시 썼고 장중에는 9만9천원까지 올라 지난해 10월 11일의 장중 최고가 기록(9만300원)도 갈아치웠다.
반도체 부품·장비주 주가도 함께 뛰고 있다.
유니셈[036200]은 이번 주 4거래일(12∼15일) 동안에만 19.24% 올랐고 와이아이케이[232140](11.63%), 테크윙[089030](11.35%), 아진엑스텍[059120](8.49%), 해성디에스[195870](4.57%), 원익홀딩스[030530](4.34%), 테스[095610](2.13%) 등도 같은 기간 오름세를 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필두로 반도체주가 반등세를 보이는 이유는 비수기로 꼽히는 1분기에도 D램 가격이 상승세를 유지하면서 업황 둔화 우려가 덜어졌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양사의 올해 1분기 실적 전망도 밝아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 평가(증권사 실적 전망치 평균)는 15일 현재 14조5천847억원, SK하이닉스는 4조3천592억원으로 집계됐다.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낸 지난해 4분기(삼성전자 15조1천530억원· SK하이닉스 4조4천658억원)에 못 미치지만 우려보다는 나쁘지 않다는 평가가 중론이다.
최근에는 컨센서스 하향조정 추세가 멈추고 반등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한 달 전 14조6천952억원에서 1주일 전 14조5천533억원으로 내려갔다가 현재 14조5천847억원이다.
SK하이닉스도 한 달 전 4조3천626억원에서 1주일 전 4조3천419억원을 거쳐 4조3천592억원이 됐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연간 영업이익 눈높이도 높아져 컨센서스가 한 달 전 17조4천260억원에서 최근에는 17조8천428억원으로 상향조정됐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그간 업황 등 우려 요인이 대부분 반영됐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올려 잡는 등 긍정적 전망을 하고 있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1분기 실적은 4조3천억원 수준으로 기존 예상치 4조700억원을 뛰어넘으며 비수기에도 사상 최대 실적인 전 분기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해당 종목의 목표주가 9만원을 유지했다.
황 연구원은 "1분기 D램 가격은 당초 1∼2% 올라갈 것으로 보던 업계 예상보다 상승 폭이 커지고 있다. 2분기에도 1분기 수준의 가격을 유지할 것"이라며 "이는 애플의 부진과 기업용 SSD 수요 하락이라는 불안 요소에도 메모리 생산이 부진해 시장이 균형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는 메모리반도체 수요와 공급의 구조적 변화로 호황 국면이 길어질 것이라며 반도체·장비 업종 최선호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꼽았다. 삼성전자 목표주가는 종전대로 320만원을, SK하이닉스는 기존 대비 4.8% 올린 11만원으로 각각 제시했다.
최 연구원은 "메모리반도체 빅 사이클(대호황)의 종료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며 "작년 말부터 진행된 주가 조정 구간에도 반도체 업황은 여전히 견조하고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빅 사이클을 주도할 대형주의 가치평가 매력이 돋보인다"고 말했다.
메모리 업황을 보수적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D램 가격 상승은 수요 회복보다는 공정전환 어려움으로 공급이 제대로 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태에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 수요는 더 약해질 수 있다"며 "현 상황이 계속되기 어렵다고 판단해 메모리 업황에 대한 보수적 전망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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