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시작된 한글 서체…예술의전당서 첫 서울 전시회
(부산=연합뉴스) 김상현 기자 = 부산에서 시작돼 예술적, 학문적 토대를 쌓은 한글 서체가 처음으로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전시회를 연다.
한글서체연구회는 다음 달 14일부터 19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에서 '한글 서체별 큰 작품 예술의전당 펼침 한마당' 기획전을 한다고 18일 밝혔다.
부산에 본부를 둔 한글서체연구회는 부산한글학회 회장을 지낸 허경무(64) 이사장이 2003년 설립해 지금까지 250여 명의 회원과 함께 한글 서체를 체계화하고 학문화하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
매년 한글날이면 부산시청 갤러리에서 한글 서체 작품 전시회를 개최하고 있으며 2015년부터는 중국 상하이 서예가들과 함께 문자예술 교류전도 연다.
이번 예술의전당 전시회에는 허 이사장이 분류한 한글 서체 7체가 대형 작품으로 서울시민을 만난다.
한글 서체 7체는 허 이사장이 훈민정음 해례본, 용비어천가, 월인천강지곡 등 한글 고문헌을 분석해 분류했다.
크게 해례본체, 언해본체, 궁체로 나눌 수 있고 이 가운데 언해본체와 궁체를 다시 정자, 흘림, 진흘림의 3가지로 나눠 모두 7체로 이뤄진다.
이 7체로 쓴 훈민정음 서문, 사미인곡, 상춘곡 등 대형 서예작품을 선보인다.
한글 7체 작품과 함께 한글과 한자의 각종 서체를 혼합한 작품과 신미경 작가의 가로쓰기, 띄어쓰기, 서체 복합구성 작품 등도 함께 전시한다.
이와 함께 전국 대표작가의 한글 서예 초대전 작품 78점과 중국 상하이 서예인들이 쓴 한글 서체 작품 70점 등도 출품된다.
한글서체연구회는 이번 전시에서 자체 제작한 한글 서체 폰트 9종도 처음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9종의 폰트는 해례1, 해례2, 해례3, 언해정1, 언해정2, 언해흘1, 궁정1, 궁정2, 궁흘1 등으로 한글 기계화를 위해 제작했다.
허경무 한글서체연구회 이사장은 "한글 서예가 왜소하고 가냘프고 예쁘다고만 여겼던 인식은 잘못된 것"이라며 "한글 서체 대형 작품을 보면 한글이 웅장하고 활달하며 기운 생동하는 예술적 감흥을 발현하는 훌륭한 서체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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