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보이콧, 금호타이어 사원·가족 설명회 '썰렁'
사측 "해외매각이 법정관리보다 나아" 호소
노조 "나쁜 선택지만 강요" 설명회 참여 거부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금호타이어가 15일 경영정상화를 주제로 '사원 및 가족 대상 설명회'를 열었지만, 300명 이상 수용할 수 있는 행사장이 10분의 1도 채워지지 않아 텅 비었다.
사측은 설명회를 통해 해외매각만이 회사와 구성원 모두가 살아남는 길이라고 설득하려고 했지만, 노조는 해외매각 철회 및 경영정상화 방안 원점 재검토를 요구하며 설명회를 보이콧했다.
금호타이어는 이날 광주공장 별관 대강당에서 '금호타이어의 선택과 미래'라는 주제로 사원 및 사원가족 설명회를 마련했다.
하지만 이날 행사는 설명회 참석을 독려하는 사측의 안내문 발송에도 불구하고 노조의 거부로 생산직 사원과 가족들로부터 외면받았다.
설명회가 열린 대강당에는 300명 이상이 앉을 수 있는 의자가 있었지만 행사를 준비한 임직원과 현장을 찾은 취재진이 더 많은 자리를 차지했다.
썰렁한 행사장에서 사측은 재무현황 등 현재 회사 상황을 알리고 해외매각과 법정관리라는 두 가지 선택지를 제시했다.
회사는 "법정관리가 최악의 선택이 될 것"이라며 사실상 중국 '더블스타'로의 매각을 반대하는 사원과 가족에게 이해와 협조를 당부했다.
20여명 남짓한 참석자들 앞에서 김종호 금호타이어 회장은 "지난해 제가 금호타이어로 돌아왔을 때는 회사를 살려서 좋은 주인에게 넘겨주고자 하는 바람이 있지만 지금 회사는 자본사정이 너무 좋지 않고 채권단을 더 끌고 가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법정관리냐 해외자본 유치냐 두 가지 선택지밖에 없다"라며 "법정관리는 투자 축소와 구조조정에 따른 악순환으로 회사도 직원도 결국 사지로 몰릴 것"이라며 해외매각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설명회를 보이콧한 이유에 대해 금호타이어 노조는 "최악과 차악 가운데 한 가지만 선택하라는 사측의 요구에 응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노조 관계자는 "직원들의 요구는 해외매각 절차를 중단한 다음 원점에서 경영정상화 방안을 다시 논의하자는 것"이라며 "제2의 쌍용차, 한국GM 군산공장 사태가 될 해외매각만큼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말했다.
또 "시민사회가 중재자로 나설 움직임을 보이는 만큼 회사는 양지택일로 몰아가려는 지금의 상황을 멈춰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설비투자와 신규투자로 회사를 우선 정상화하고 나면 채권단도 충분히 이윤을 남기고 매각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조의 참여 불가 입장에도 금호타이어 사측은 16일에도 곡성공장에서 설명회를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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