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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청서 21시간' MB의 긴 하루…빗속 귀갓길 지지자는 안보여(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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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청서 21시간' MB의 긴 하루…빗속 귀갓길 지지자는 안보여(종합)

옛 참모와 차담→검찰 출석→마라톤 조사→밤샘 조서검토→귀가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현혜란 기자 = 지난 14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이명박(77) 전 대통령이 논현동 자택으로 되돌아가기까지는 만 하루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오랫동안 해소되지 않은 다스 실소유주 의혹 등 방대한 혐의를 놓고 진행된 이번 조사는 이 전 대통령에게 어느 때보다도 길게 느껴졌을 것으로 보인다.
소환 당일 이 전 대통령의 일정은 오전 7시 30분께 친이계 참모들이 논현동 자택을 찾으며 시작됐다. 이들과 차담을 나눈 이 전 대통령은 오전 9시 14분 자택에서 나와 검찰청으로 향했다.
경찰의 신호 통제를 받은 이 전 대통령의 차량은 오전 9시 22분 서울중앙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했다. 100명 넘는 내외신 취재진의 카메라 플래시 세례 속에 포토라인에 선 이 전 대통령은 미리 준비해온 간략한 입장을 밝혔다.
청사로 들어선 이 전 대통령은 중앙지검 10층 특수1부장실에서 수사 책임자 한동훈 3차장검사와 짧은 면담을 했다. 이어 9시 45분께 같은 층 1001호 특별조사실로 이동해 14시간에 걸친 마라톤 조사에 임했다. 검찰은 '대통령님', 이 전 대통령은 '검사님'으로 서로를 호칭했다.
식사는 조사실 옆에 마련된 대기실에서 변호인단과 함께 해결했다. 점심은 오후 1시 10분 설렁탕이, 저녁은 오후 7시 10분께 곰탕이 제공됐다. 오전 시간 쉼 없이 조사를 받은 이 전 대통령은 오후 들어 피곤한 듯 10분∼15분씩 휴식을 취했다. 조사실 옆 1002호에는 침대가 마련됐다.

조사는 자정에 가까운 오후 11시 55분 종료됐다. 이 전 대통령은 그때부터 강훈 변호사 등과 함께 6시간 반 동안 조서를 검토했다. 검찰 청사를 나선 것은 이튿날인 15일 오전 6시 25분이었다. 봄비가 내린 가운데 밤새 그를 기다린 취재진의 플래시가 일제히 터졌다.
이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 및 다스 실소유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느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답하지 않았다. 대기하던 차로 향하던 이 전 대통령은 심경을 묻는 말에 돌아서서 "다들 수고하셨습니다"라고 짧게 한 마디만 답하고 청사를 떠나 오전 6시 32분께 자택에 도착했다. 14일 오전 9시 14분 집을 떠난 지 21시간 18분 만이었다.
이날 검찰청사와 자택 주변에는 전날 검찰 출석 때와 마찬가지로 지지자들은 보이지 않았고, 측근들만 자택에서 이 전 대통령의 귀가를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 당시 청와대 참모진은 오전 2시부터 이 전 대통령 자택에 모였으며, 이동관 전 홍보수석도 오전 3시 45분께 합류했다.
장대비가 쏟아지는 궂은 날씨에도 자택 앞에는 수십명의 취재진이 모였으나 이 전 대통령은 차량에 탄 채 집 안으로 이동했다.
자택 주변에는 진보성향 원외 정당인 민중민주당(옛 환수복지당) 당원 1명이 피켓시위를 벌였으나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한산했다.
banghd@yna.co.kr, runr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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