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동구타"…시리아 '생지옥' 반군지역서 대규모 대피 시작
유엔 소식통 "환자 등 150명 버스로 벗어나"…내전 감시단체 "반군·러 합의 따른 것"
"알레포·홈스처럼 대규모 피란 이어질 듯"…동구타 반군 조직 "결사항전"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시리아·러시아군의 무차별 폭격에 '생지옥'이 된 수도 동쪽 반군 지역에서 주민 약 150명이 도시를 벗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수도 다마스쿠스 동쪽 동구타에서 13일(현지시간) 환자 등 147명이 도시를 벗어났다고 dpa통신이 유엔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앞서 시리아 국영 사나통신은 '가족들'이 '안전 통로'를 이용해 포위된 동구타를 벗어났다고 보도했다.
11세 딸과 함께 동구타를 빠져나온 한 여성은 시리아 국영 알이크바리야 티브이(TV)에 "나오게 돼 알라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지난달 27일부터 '인도주의 통로'를 설치하며 주민 대피를 종용했으나 최근까지 이 경로를 이용한 주민은 손에 꼽을 수준에 그쳤다.
이날 주민 단체 대피는 동구타의 양대 반군조직 중 '자이시 알이슬람'과 러시아 사이 합의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동구타 반군은 철수 협상에 응하지 않는다고 선언했지만, 결국 제2 도시 알레포나 제3 도시 홈스와 마찬가지로 철수가 일단 시작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러시아군은 지난 며칠간 동구타에서 대피한 주민이 300명이 넘는다고 러시아 매체 리아뉴스통신에 말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의 라미 압델 라흐만 대표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활동하는 시리아 반정부 진영 사업가가 협상을 중재했다"며 "유엔은 거의 관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는 이송이 필요한 환자를 약 1천명으로 집계했다.
자이시 알이슬람의 관리 야세르 델완은 환자들이 다마스쿠스 또는 터키로 이송돼 치료를 받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자이시 알이슬람의 대변인은 영상 메시지에서 조직이 동구타에서 결사항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40만명이 사는 반군 지역 동구타는 시리아군의 전진에 최근 세 동강으로 쪼개졌으며, 이에 따라 반군 조직의 전력이 급격히 약화했다.
그 사이 동구타에서만 민간인 1천10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시리아인권관측소는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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