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후 첫 캘리포니아 방문…"일 안한다" 주지사 맹비난
'반 트럼프 시위'에도 국경장벽 점검…"장벽 없으면 마약 쏟아져 들어올 것"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경질이란 빅뉴스를 워싱턴에 던져놓고 캘리포니아로 날아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 캘리포니아 주 샌디에이고 남쪽 오테이 메사에 설치된 미-멕시코 국경장벽 시제품 모형 8개를 둘러봤다고 CNN방송 등이 전했다.
취임 후 처음으로 캘리포니아를 찾은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에게 적대적인 민주당 소속 제리 브라운 캘리포니자 주지사를 겨냥해 "그는 좋은 친구지만 일을 하지 않았다. 브라운 지사가 캘리포니아를 경영한 건 형편 없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나도 여기에 부동산이 있지만, 미국 내에서 가장 세금이 높은 주다. 여기는 완전히 통제불능이다. 범죄자들이 살고 있는 피난처 도시들이 여기 있다. 그리고 오클랜드 시장은 ICE(연방이민세관단속국) 요원들이 언제 잡으러 올지 알려주기까지 한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리비 샤프 오클랜드 시장이 ICE 단속정보를 사전에 유출해 불법체류자 단속을 위한 법집행을 방해했다고 비난한 바 있다.
그는 "우리 연방의 모든 주는 헌법을 준수해야 한다. 캘리포니아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여기 지도자들은 공개적으로 연방법을 거부한다. 그들은 범죄에 개의치 않고 살인과 강도에도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국경장벽 시제품을 가리키며 "여기 이런 종류의 장벽이 없다면 마약이 캘리포니아에 쏟아져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라마에 있는 해병대 기지에서 연설한 뒤 베벌리힐스에서 공화당 전국위원회 기금 모금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취임 후 14개월 만인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로스앤젤레스와 샌디에이고 등 캘리포니아 주요 도시에서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반 이민 정책부터 성소수자(LGBTQ) 차별 정책까지 광범위하게 트럼프 행정부를 비판했다. 시위 행렬에는 '장벽 대신 다리를 원한다'는 등의 피켓을 든 참가자들이 보였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부지사는 "국경장벽은 납세자의 돈으로 1천900마일에 이르는 바보 기념비를 쌓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에릭 가세티 로스앤젤레스 시장과 케빈 드 레옹 캘리포니아 주의회 의장 등 민주당 소속 지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캘리포니아 방문이 정치적 곡예일 뿐이라며 연방정부 정책에 계속 반기를 들겠다고 밝혔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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