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 유산' 혐의로 30년형 엘살바도르 여성 15년 만에 석방
대법원 감형 결정…올해 들어 반낙태법 유죄 여성 두 번째 풀려나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엘살바도르에서 고의 유산을 통한 태아 살해 혐의로 30년형을 선고받은 30대 여성이 형기의 절반에 해당하는 15년을 복역한 뒤 풀려났다.
13일(현지시간) 엘 디아리오 데 오이 등 엘살바도르 현지언론에 따르면 마이라 베로니카 피게로아 마로킨(34)은 대법원의 감형 결정에 따라 이날 수도 산살바도르에 있는 여성 교도소에서 출감했다.
피게로아는 출감 뒤 "가족과 함께 있게 돼 기쁘다"며 "다시 시작해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겠다"고 말했다.
가정부로 일하다가 성폭행을 당해 임신한 피게로아는 19세 때인 2003년에 임신 말기 유산을 했지만 반 낙태법에 따른 가중 처벌에 관한 살인 혐의로 기소돼 30년형을 언도받았다.
엘살바도르에서 낙태로 수감생활을 하던 여성이 자유의 몸이 된 것은 올해 들어 두 번째다.
지난달에 태아를 고의로 사산한 혐의로 30년 징역형을 언도받고 10년간 복역했던 테오도라 바스케스(35)가 감형돼 풀려난 바 있다.
엘살바도르는 낙태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으며, 낙태 수술을 하거나 낙태를 돕는 사람도 처벌한다. 낙태하다가 적발되면 통상 8년형 이하의 징역형에 처하지만 가중 처벌에 관한 살인 혐의가 인정되면 최고 30년형을 선고받는다.
엘살바도르 낙태 비범죄화를 위한 시민모임(CFDA)은 피게로아의 석방운동을 펼쳤다.
이 단체는 현재 엘살바도르에서 반 낙태법 위반 혐의로 복역 중인 여성 27명의 옥바라지와 석방운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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