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럴림픽] '슬로프 등반 성화 봉송' 한민수 "좋게 봐줘 다행"
"팀 훈련 영향 주지 않게 2차례 리허설…연습한 세트와 달라 당황"
두 딸 이름 헬멧에 새겨…"아이들에게 인기가 조금 올라갈 것 같다"
(강릉=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많은 분이 멋있다고 해주고, 좋게 봐주셔서 다행이다."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 개회식에서 마지막 성화 봉송 주자로 나섰던 장애인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주장 한민수(48)는 다소 홀가분한 마음으로 성화 봉송 때의 상황과 현재의 심정을 털어놨다.
한민수는 10일 일본과의 B조 예선에서 4-1 승리에 힘을 보탠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 인터뷰에 응했다.
한민수는 전날 저녁 8시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가파른 슬로프를 로프에 의지해 성화를 등에 진 채 올라갔다. 이어 다음 날인 이날 예선 첫 경기인 한일전에서 승리해 마음의 짐을 다소 덜었다.
류머티즘(관절염)으로 목발을 짚고 다니다가 무릎 상태가 악화해 서른 살에 왼쪽 다리를 절단했던 한민수는 의족과 한 발, 로프를 잡은 손의 힘으로 슬로프 10여m를 등반한 뒤 공동 점화자인 서순석-김은정에게 성화봉을 넘겼다.
슬로프의 경사가 가파른 데다 밤이어서 오르기가 쉽지 않았기에 성화대 바로 아래에 도착한 후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경기를 목전에 둔 상황이라 슬로프 등반도 팀 훈련에 지장을 주지 않으려고 성화 봉송 예행연습도 최소화했다.
그는 "경기를 준비하는 팀에 죄송해서 훈련에 영향을 주지 않는 선에서 리허설을 2번 정도 했다"면서 "(개회식) 당일 직접 마주한 경사면이 세트와 달라서 조금 당황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헬멧에 두 딸인 소리와 소연의 이름을 새겼다.
그는 "딸들이 좋아한다. 무엇보다 우리 팀의 선수들도 아이들이 있는데 어제 내 모습을 보고 다들 멋있다고 한다"면서 "아이들한테 인기가 좀 올라갈 것 같다"고 웃었다.
chil881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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