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회담 '도박' 나선 트럼프, 함정에 빠질까 걱정"
전임 미 정부 관리들, '신중한 대북접근 포기' 트럼프에 우려 목소리도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사업가이자 워싱턴 정가의 아웃사이더였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북 정책에 신중했던 전임자들과 다른 길을 걷고 있다.
그가 그동안 북한과 주고받은 거친 설전뿐 아니라 지난 60년간 북한과 상당한 거리를 둔 미국 외교를 고려해도 북미정상회담에 합의한 것은 파격이어서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쇼맨 트럼프가 오바마의 신중한 대북접근법을 포기하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많은 전문가가 북미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를 환영한다고 전했다.
다만 전임 정권의 고위 관리들 사이에서는 북한이 합의를 깬 역사가 있기에 더욱 조심스럽고 신중한 외교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고 로이터는 소개했다.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유엔 주재 미국대사였던 빌 리처드슨은 북미정상회담을 "도박"이라고 표현하며 "그(트럼프)가 함정에 빠질까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버락 오바마 백악관에서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을 지낸 네드 프라이스는 "이 회담이 미국의 이익을 증진하는 폭넓은 전략 없이 진행되면 김정은을 위한 선전이 될 수 있어 우리는 분명하게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행정부에 몸담았던 전직 관리들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북한 최고 지도자를 만나지 않은 이유가 있다고 말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맥파울 전 러시아 주재 미국대사는 "북한이 비핵화에 진지하지 않기 때문에 미국의 구체적인 안보 목표 달성 없이 회담장에 앉는 것은 (북한) 정권에 정당성을 부여할 뿐이라는 게 우리 평가였다"며 설명했다.
로이터는 북미정상회담 개최로 극적인 걸음을 내딛으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주목받기를 좋아하는 그의 성향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외교 각본을 버리고 자신에게 이목을 집중시키고, 북한 문제가 통제 불능 상태가 되기 전 이를 해결하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국무부 부장관을 짐 스타인버그는 "이것이 단지 그의 엄청난 자신감인지, 그가 이기는 방법을 계산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얼마나 충분히 생각했는지는 항상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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