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 가시화에 中 '환영속 우려도'…日 '패싱 걱정'
北 비핵화 의지 불신하는 日, 트럼프의 양보 가능성 경계
겉으론 환영의지 적극 밝힌 中, 동북아 주도권 상실 우려
(서울=연합뉴스) 권영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북미 정상회담 제안을 전격 수용하면서 일본과 중국 등이 환영 속에서도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이웃국들이 받아들일 수 없는 양보안을 제시하거나, 아니면 회담이 실패하면서 군사적 선택을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일본과 중국 등이 이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북미정상회담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변화를 평가한다"고 말한 뒤 "이는 미국과 일본, 한국 등 국제사회가 제재 압박을 가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기울인 결과"라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이어 "북한이 핵과 미사일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폐기를 위해 구체적인 행동을 취할 때까지 최대한 압력을 가해 나간다는 우리 입장에는 흔들림이 없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아베 총리의 발언은 비핵화에 대한 북한과 다른 나라들의 개념 정의가 다르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진단했다.
뉴욕의 정치 컨설팅회사인 '테네노 인텔리전스'의 토비아스 해리스는 "협상의 해결사인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직접 만나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보다 못한 것을 받아들일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 정부는 북한의 위협이 명백하게 해결되기를 원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하지만 일본 당국자들은 현재 조건 하에서 진정한 의미의 비핵화 합의가 달성될 것이라고 믿을 정도로 순진하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는 김정은 위원장의 방북 초청에 트럼프 대통령이 수락 의사를 밝힌 데 대해 환영 의사를 표명하고 "각국이 대화와 협력을 통해 문제 해결에 주력하는데 긍정과 지지를 표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샤오허(成曉河) 중국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부교수도 "미국은 북한의 제안을 거절할 수 없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그 제안을 덥석 받아들였다"면서 "이것은 아주 좋은 일"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오바마 행정부 시절 이란 핵협상을 담당했던 웬디 셔먼 전 미국 국무부 정무차관은 "중국은 북미 양국의 대화를 환영하고 있지만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만남에 대해 우려하고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북한은 비핵화를 서둘러야 하는 입장이 아니다"라면서 "그들은 우세한 입장이며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한반도 통일을 하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은 과연 북한이 동북아의 미래를 결정하기를 원하겠느냐"고 반문하고 "중국은 자국이 아시아의 미래를 이끌어가기를 원하고 있으며 태평양의 패권국인 미국도 아시아에서 입지를 보호하고 강화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장롄구이(張璉괴<王+鬼>) 중국 중앙당교 국제전략연구소 교수는 "주목해야 할 것은 과연 북한이 핵무기 포기 입장을 분명히 언급하는지 여부"라면서 "만약 북한이 이번에도 흉내만 낸다면 미국은 힘으로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ys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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