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리·매케인 "미국, 로힝야 구하기 주도해야"
(서울=연합뉴스) 이경욱 기자 = 유엔난민기구(UNHCR) 특사로 활동하는 할리우드 배우 앤젤리나 졸리와 존 매케인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이 미얀마 로힝야 난민 살리기에 미국이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매케인 의원과 졸리는 8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 공동 기고문을 통해 로힝야에서 지난해 여름부터 지금까지 68만 명의 현지 주민들이 '인종청소'에 버금가는 살인과 방화, 성폭행 등의 잔학 행위에 시달려 강제적으로 고향을 떠났지만, 이곳에서 미국 정부의 효과적인 외교 전략은 실종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은 지난 7년간 심각한 내전으로 수만 명의 사람들이 숨져간 시리아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세계 각처에서 미국이 글로벌 리더십을 포기했다는 심각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이로 인해 인권이 유린당하고 법치가 훼손되고 있으며 국제사회 질서가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다.
로힝야 주민들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이들은 차별과 성폭력, 폭력에 시달려 왔다고 이들은 지적했다.
최근 수개월 사이 수천 명의 로힝야 주민들이 학살됐고 셀 수 없는 여성과 여자 어린이들이 집단성폭행을 당했으며 산 채로 불태워 죽기까지 했다고 이들은 강조했다.
미국은 지난 30여 년 동안 미얀마 정부의 민주화를 지지하는 동맹국 편에 섰으며 투옥된 미얀마 정치인 석방을 요구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얀마의 미래는 밝지 않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제 미국은 미얀마에서 자행되는 폭력을 종식하고 미얀마 국민의 권리와 자유를 보호하기 위해 과거와 같은 노력을 해야 한다고 이들은 강조했다.
이들은 먼저 학살 등에 책임이 있는 범죄자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쟁 범죄와 학살에 아무런 책임을 부과하지 않고서는 미얀마의 미래는 없다는 것이다.
이어 인권 침해 사례에 대해 제대로 조사하려는 노력을 지지해야 한다고 했다.
미얀마 군부는 군부가 저지른 모든 혐의에 대해 책임이 없음을 분명히 하는 보고서를 냈고 미얀마 정부 관리들은 사태에 책임이 없다는 것을 계속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이 이번 사태의 원인 조사에 나서 인권 침해 관계자들을 처벌하려는 국제사회의 행동을 주도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다른 나라에 대해서도 로힝야 사태 해결에 나서도록 촉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말로 다하기 힘들 정도의 학대에 시달리고 있는 로힝야 주민들을 위해 의료 지원을 늘리는 데 미국이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이들은 촉구했다.
최근 보고에 따르면 심각한 폭력을 당한 뒤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미얀마 주민 상당수가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로힝야 여성과 여자 어린이들이 더 이상 성폭행 대상으로 내몰리지 않도록 미국과 뜻을 함께하는 국제사회가 이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는 것.
마지막으로 미국이 과거 수십 년간 이어져 온 미얀마 민족분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주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이 무차별적인 잔혹 행위와 인권 침해에 대해 아무런 책임을 부과하지 못한다면 더 많은 폭력과 불안이 조성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얀마, 시리아 등 세계 도처에서 빚어지고 있는 인도주의 위기 상황이 격화되면 될수록 국제사회는 미국이 과연 국제사회를 리드할지 면밀히 지켜볼 것이라고 매케인 의원과 졸리는 강조했다.
이들은 미국을 여전히 희망의 불빛으로 여기고 있고 공유된 가치를 바탕으로 한 미래를 열망하는 모든 사람에게 미국이 행하는 모든 것은 매우 중대하다고 결론을 맺었다.
ky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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