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러시아와 가스분쟁 와중 자국내 러 가스프롬 자산 압류
러시아 가스 공급 중단에 맞대응…러시아 가스 수입 유럽도 차질 우려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가스 공급 가격 및 통과세 문제로 심한 분쟁을 겪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국영가스회사 '가스프롬'의 자국 내 자산 압류에 들어가면서 분쟁이 악화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8일(현지시간) 자체 웹사이트에 게재한 보도문을 통해 "가스프롬에 속한 자산 확인과 압류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전날 블라디미르 그로이스만 우크라이나 총리는 자국 법무부에 가스프롬이 가스 분쟁과 관련한 스톡홀름중재재판소의 판결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가스프롬 자산 압류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양국 간 가스 분쟁은 가스프롬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가스 공급 중단과 우크라이나의 가스프롬 자산 압류 맞대응으로 치달으며 더욱 악화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5일 가스프롬은 우크라이나 국영가스회사 '나프토가스'에 가스 공급 및 경유 계약 파기를 통보했다.
내년 말까지 체결된 계약을 조기에 일방적으로 파기한 것이다. 그 전엔 우크라이나에 대한 가스 공급도 중단했다.
가스프롬의 계약 조기 파기 결정은 앞서 스톡홀름 국제중재재판소가 가스프롬과 나프토가스 간 가스 대금 및 통과세(transit tariff) 상계 관련 소송에서 가스프롬에 불리한 판결을 내린 데 따른 것이다.
가스프롬은 나프토가스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가스를 수출하면서 동시에 유럽으로 가스를 수출하는 데 우크라이나 경유 가스관을 이용하는 대가로 통과세를 지불해 왔다.
스톡홀름 재판소는 지난달 28일 소송 판결에서 가스프롬이 나프토가스에 25억6천만 달러를 지불하라고 판결했다.
이에 알렉세이 밀레르 가스프롬 사장은 "스톡홀름 재판소가 이중 기준에 근거해 나프토가스와의 가스 공급 및 경유 계약에 대해 불균등한 판결을 내렸다"면서 나프토가스와의 계약을 조기에 파기하겠다고 경고했었다.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으로 우크라이나는 겨울철 난방용 가스 공급 등에서 심각한 차질을 겪고 있으며, 러시아산 가스를 수입하는 폴란드로부터 가스를 재수입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등 비상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가스 분쟁으로 우크라이나 경유 가스관을 통해 러시아산 가스를 공급받는 유럽국가들도 가스 수급에 차질이 빚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친서방 노선을 걷고 있는 옛 소련 국가 우크라이나와 심각한 갈등 관계에 있는 러시아는 장기적으로 우크라이나 경유 가스관을 폐쇄하고 대신 러시아 북부에서 발트해를 거쳐 독일로 직접 연결되는 '북부 스트림'(Nord Stream) 가스관과, 러시아 남부에서 흑해 해저를 관통해 터키로 연결되는 '터키 스트림' 가스관을 통해 유럽으로 가스를 수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부 스트림 가스관을 확장하는 '북부 스트림-2' 가스관과 터키 스트림 가스관 부설 공사는 이르면 내년 말께 완공될 예정이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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