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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수지역 폐지되면 장사는 어떡해…경기북부 접경지도 술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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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수지역 폐지되면 장사는 어떡해…경기북부 접경지도 술렁
매출 타격은 불가피…'위수지역은 오래전 유명무실' 의견도

(포천=연합뉴스) 최재훈 기자 = 군 위수지역 폐지 논의에 외박ㆍ외출 나온 군인을 주 고객으로 하는 경기북부 지역 접경지 상권이 크게 술렁이고 있다.
위수지역 폐지를 추진하던 국방부는 최근 강원도 지역 상인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심하자 '지역 맞춤형 개선안'을 내놓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접경지 상인들은 여러 전망을 내 놓으며 정책 추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경기도 포천시 일동 터미널 주변 거리는 위수지역 규정에 따라 생겨난 대표적 상권이다. 평일에는 퇴근한 부사관이나 장교들이 술집과 음식점을 많이 이용한다. 대목은 주말이다. 외출·외박을 나온 병사들로 식당과 PC방, 카페 등이 아침부터 가득 찬다. 연인이나 가족들이 면회 오면 모텔에 방을 잡고 숙박을 하는 병사들도 있다.
지난 7일 찾은 이 거리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현수막이었다. '안보와 지역경제 위협하는 위수지역 폐지 반대', '위수지역 폐지로 지역경제 파탄에 무대응하는 포천시 각성하라' 등 줄이어 걸린 현수막들이 상인들의 위기감을 대변했다.


이날 만난 상인들은 매출에 타격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는 대부분이 동의했다.
"평일과 주말 매출 차이를 보면 군인 손님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터미널 인근 PC방 주인(48)은 기자에게 매출 내역을 보여줬다. 군인들이 외출 나오는 주말 매출이 평일의 3∼4배 이상이었다.
한 고깃집은 가게 벽면을 손님들 사진으로 가득 채워놨다. 사진의 90% 이상이 군복을 입은 병사들이었다.
가게 주인 B(47·여)씨는 "부대 분위기가 조금만 안 좋아져도 나비효과처럼 매출이 급격히 떨어질 정도로 군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라며 "위수지역이 폐지되면 아무래도 분위기가 바뀌고 타격이 있을 것 같아서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권이 무너지고 생존에 위협이 될 정도로 타격이 클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큰 타격을 예상하는 상인도 많았지만, 경기북부는 강원도에 비해 서울로의 접근성이 좋아 위수지역 제도가 오래전에 유명무실화됐다는 의견이 많았다.
특히 업종별로 예측이 많이 엇갈렸다. PC방이나 식당은 위기감이 덜한 편이었다. PC방 업주들은 공통으로 "밥 먹을 시간도 아까워하며 게임에 몰두하는 병사들이 굳이 먼 지역까지 나가서 게임을 할 것 같지는 않다"고 전망했다.
숙박업 쪽은 위기감이 컸다. 포천 일동에서 모텔을 운영하는 C(55)씨는 "가족들이 차를 가지고 면회 오거나 여자친구가 오면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시설이 좋은 도심 쪽에 숙소를 잡지 않겠나"라며 "위수지역 제도로 그나마 지역 숙박업이 운영됐는데 폐지되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천, 연천 등 경기북부지역 군부대에 근무하는 장병들 사이에서는 위수지역이 폐지된다고 큰 변화가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이미 예전부터 시간을 조금만 더 투자하면 서울, 의정부 등지로 쉽게 넘어갈 수 있었고 적발될 확률도 적다는 점이 큰 이유였다. 강원도 일부 지역에서 지적된 위수지역 내 비싼 물가 문제에 대한 반발심도 적은 편이었다. 한마디로 달라질 것이 없다는 분위기였다.
포천에서 복무하다 지난해 말 전역한 유모(21)씨는 9일 "외박 때 위수지역 규정을 어기고 서울이나 의정부까지 나가도 복귀하는 데 무리가 없었다"라며 "포천에서도 많이 놀았는데, 위수지역에 걸려서라기보다는 단순히 가까워서였다"라고 말했다.


연천군에서 복무했던 한 장교는 "위수지역 밖에서 사고만 치지 않으면 적발될 가능성이 작아 차를 가진 간부들은 필요에 따라 위수지역을 넘는 경우가 오래전부터 많았다"며 "제도가 폐지돼도 삶에 큰 변화가 있을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앞서 군은 지난달 군 적폐청산위원회의 권고를 수용해 장병 외출·외박구역 제한 제도 폐지를 발표했다. 하지만 반발이 일자 지난 7일 접경지역 시장·군수 협의회와 간담회를 열고 개선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jhch79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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