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극초음무기 때문에 미 '슈퍼 핵항모' 시대 끝날 수도"
미 국방차관 경고, '선두주자' 중의 극초음무기 위협 실존
그리핀 "미국도 극초음무기 개발사업 최우선시 해야" 주문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미국의 힘을 상징하는 핵 추진 '슈퍼 항공모함' 시대가 시속 6천㎞가 넘는 중국의 극초음무기 때문에 끝날지 모른다는 우려섞인 전망이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의 입에서 나왔다.
워싱턴 이그재미너, 스푸트니크 뉴스 등 외신은 마이클 그리핀 미 국방부 차관(연구 담당)을 인용, 중국이 개발과 전력화에 주력해온 극초음무기의 위협이 실존한다고 7일(현지시간) 경고했다.
그리핀 차관은 전날 '매클리스-크레디 스위스 방위회의' 연례 모임 특강을 통해 중국이 미 해군의 항모전단을 타격해 무력화할 수 있는 고성능 비(非)핵탄두 탑재 극초음무기 개발에 수십억 달러의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림잡아도 지난 10년 동안 극초음무기 시험 횟수만 보더라도 중국이 미국보다 20배나 더 많다"며 "중국이 전술 또는 지역적 극초음무기 체계를 실전 배치하면 미국의 항모전단은 큰 위협에 직면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리핀 차관은 이어 "실전 배치되는 중국의 이런 극초음무기는 미 해군 전체 수상함대뿐만 아니라 전진 배치된 지상군도 위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미 국방부는 중국과 러시아가 중점적으로 개발 중인 극초음무기에 대응할 수 있는 방어체계를 갖추는 일을 최우선으로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 우주항공국(NASA) 국장을 거쳐 최근 국방부 차관이 된 그리핀은 "미국이 중국의 이런 위협을 방어할 수 없거나 유사한 공격 능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우리가 한 노력이 일선에 배치된 미군을 위험에 빠뜨리는 상황을 용인하는 꼴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에 따라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유일한 대응책은 중국의 이런 행태를 묵인하거나 핵전력을 강화하는 것 가운데 하나"라면서 "그러나 미국으로서 이는 결코 받아들여서는 안 될 선택지"라고 지적했다.
그리핀은 "극초음무기 체계의 이점은 사거리에 제한을 받지 않은 채 미사일방어(MD)망 아래나 대공방어 탐지 고도 위를 비행한다"며, 사실상 요격이 불가능하다고 시사했다.
극초음무기는 마하 5(시속 6천120㎞) 이상의 속도로 지구 상 어느 곳이라도 3시간 이내 타격할 수 있는 차세대 무기다. 특히 비행 중 방향을 바꾸거나 재래식 미사일과 달리 예측 가능한 궤적을 그리지 않아 미래전의 양상을 바꿔놓을 주요 전력으로 꼽힌다.
실제로 중국은 '둥펑(東風·DF)-17'로 불리는 새로운 형태의 극초음 미사일을 개발, 시험 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당국도 최근 중국이 극초음 활공체(HGV)를 시험 발사했다고 확인했다.
중국은 지난달에도 민간 우주 비행선과 군사무기로 모두 쓰일 수 있는 다용도 극초음 드론의 축소 모델을 시험 발사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앞서 해리 해리스 미국 태평양사령부 사령관은 지난달 미 의회 청문회에서 "중국이 극초음무기 개발에서 우리를 추월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은 특히 중거리핵전력조약(INF) 규제를 받지 않는 중국이 극초음무기 개발에 매달리는 데 대해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INF는 미국과 러시아가 직접 당사국이다.
미 공군은 2012년 시험을 마친 X-51A 웨이브라이더 순항 미사일이 마하 6 이상의 속도로 비행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실전 배치 시기 등에서는 중국에 뒤졌다는 평가다.
한편 러시아도 마하 8의 속도로 비행해 기존 MD 체계로는 요격이 사실상 불가능한 최첨단 극초음 순항미사일 '지르콘'의 전력화에 성공했다.
이와 관련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일 국정연설을 통해 마하 10 이상의 속도로 발사 후 수분 이내에 표적을 정밀타격할 수 있는 극초음무기 '킨잘'(Kinzhal) 중거리미사일을 지난해 12월 남부 전선에 배치했다고 밝혀 주목을 받았다.
sh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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