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조혈모세포이식환자-배우자 91쌍 연구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혈액암 등으로 조혈모세포이식을 받은 후에도 정상적인 성생활이 가능하지만, 실제 성생활을 하는 암 환자는 절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서울병원 장준호(혈액종양내과)·조주희(암교육센터) 교수 연구팀은 2013∼2015년 서울 시내 3개 대학병원과 한국혈액협회를 통해 조혈모세포이식환자와 배우자 91쌍을 인터뷰한 결과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7일 밝혔다.
연구는 네이처 자매지 중 하나인 국제학술지 '조혈모세포이식'(Bone Marrow Transplant)에 실렸다.
조사에 따르면 조혈모세포이식환자와 배우자로 구성된 91쌍 중 52.8%만이 성생활을 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최근 여러 병원에서 조혈모세포이식 후에도 정상적인 성생활이 가능하다는 교육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원활한 성생활이 이뤄지지 않는 셈이다.
성생활이 어려운 데에는 환자와 배우자의 견해차가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환자는 성생활이 삶에서 차지하는 중요도를 높이 평가한 반면 배우자는 그렇지 않았다. 환자들이 생각하는 성생활의 중요도는 4점 만점에 평균 2.57점, 배우자는 2.14점이었다.
성생활 중요도에 대한 부부간 의견 차이를 '카파계수'로 평가하자 일치도가 0.17에 불과했다. 카파계수는 1에 가까울수록 서로 일치한다는 뜻이다.
이러한 경향은 환자가 남성인 경우 더욱 극명했다.
남성환자(2.81)가 여성환자(2.07)보다 성생활의 중요성을 더 높게 평가했고, 남자 환자와 그의 배우자로 이루어진 부부간의 불일치 수준이 더 높았다.
특히 상대방의 거절을 두고 오해의 골이 깊었다. 환자의 15.4%와 배우자의 22.0%가 각각 배우자의 거부로 인한 성생활 어려움이 있다고 답했다.
부부의 간극이 커진 데에는 대화가 부족한 탓이 크다고 연구팀은 해석했다. 성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서 환자의 48.4%가 그렇다고 답한 반면 파트너는 23.1%에 그쳤다.
이 때문에 연구팀은 대화를 통해 환자와 배우자 모두 적절한 성생활의 중요성을 함께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이번 연구에서 환자와 배우자 모두 성생활의 중요성을 인식할 경우 정상적인 성생활을 할 가능성이 그렇지 않은 부부에 비해 5.5배 더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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