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광화문 촛불조형물 부순 '태극기 시위대' 경찰 고소
박원순 시장 "공공장소에서 시설물 파괴·방화 용납 못해"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서울시가 삼일절 광화문광장에서 촛불조형물을 파손하고 불을 지른 '태극기집회' 참가자들을 경찰에 고소했다.
7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전날 오후 3시께 종로경찰서에 한국기독교총연합·한국기독교연합·대한애국당·서북청년단 회원 등을 특수손괴와 일반물건 방화 혐의로 고소했다.
집회에 참석한 일부 보수단체 회원은 지난 1일 오후 6시께 광화문광장 해치마당 인근에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설치된 높이 9m의 '희망 촛불' 조형물을 쓰러뜨려 부순 뒤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촛불조형물에는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노란 리본이 달려 있었으나 모두 떨어져 바닥에 뒹굴었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전시물과 해외동포들이 제작한 현수막도 부수거나 찢겼다.
집회 참가자들이 대형 촛불조형물을 넘어뜨리는 과정에서 서울시가 관리하는 광화문광장 해치마당의 유리 경계벽이 파손되고, 지하로 연결하는 난간도 부서졌다.
서울시는 5천600만 원가량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촛불조형물 파괴가 일어난 당일 자신의 SNS 계정에 "평화적인 집회는 당연히 보호되어야 하지만 공공의 장소에서 시설을 파괴하고 방화하는 행동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른바 태극기집회에서 광화문의 촛불기념비에 방화하고 훼손하는 행위는 마땅히 처벌받아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서울시 외에도 촛불집회를 열었던 시민단체 모임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 기록기념위원회와 4·16연대 등이 촛불조형물을 부순 보수단체 회원들을 서울중앙지검에 고소·고발한 상태다.
경찰은 현재 현장 채증자료와 CCTV 영상을 분석해 촛불조형물을 파괴한 행위자를 찾고 있다.
chopar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