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 고리' 뉴질랜드, 인근서 규모9 지진땐 12m쓰나미"
"美과학자, 뉴질랜드 동해 섭입대 지진 시뮬레이션 공개
(오클랜드=연합뉴스) 고한성 통신원 = 이른바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조산대에 있는 뉴질랜드 동쪽 바다에서 거대지진이 발생할 경우 뉴질랜드 동해안이 최고 높이 12m의 쓰나미에 폐허가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6일 뉴질랜드 언론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지구물리학자 스티븐 워드 연구원은 뉴질랜드 동해안에 있는 히쿠랑이 섭입대에서 규모 9의 지진이 발생했을 때를 가정한 비디오 시뮬레이션 결과를 공개하면서 이같이 경고했다.
그는 시뮬레이션에서 이런 거대 지진이 발생하면 TNT 3.6 메가톤의 위력에 맞먹는 쓰나미가 10분 만에 뉴질랜드 동해안에 도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워드 연구원은 그러면서 한 시간 안에 파고 5~12m에 이르는 파도가 뉴질랜드 동해안 거의 전 지역을 강타할 수 있다고 밝혔다.
히쿠랑이 섭입대는 세계 많은 나라 학자들이 관심 있게 연구하는 지역 중 하나로 뉴질랜드에 가장 큰 지진과 쓰나미 피해를 야기할 가능성이 큰 지역으로 여겨지고 있다.
섭입대는 지각판과 판이 충돌하면서 한 판이 다른 판 밑으로 들어간 지역으로 지진활동이 활발하다.
워드 연구원은 많은 사람이 알래스카나 일본, 남미 등과 비교할 때 뉴질랜드가 상대적으로 쓰나미 위험이 적은 것으로 생각할 수 있으나 뉴질랜드가 매년 4cm씩 이동하는 호주판과 태평양판 경계선에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층의 남쪽은 대부분 육지에 들어 있어 지진이 발생해도 쓰나미 위험을 야기하지 않지만, 북쪽은 바다로 들어가 충상 단층의 형태를 이루고 있어 쓰나미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비디오 시뮬레이션은 지진 발생 후 파도가 바닷속 융기지역에서 만들어져 절반은 육지 쪽으로 절반은 바다 쪽에서 이동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한 시간 안에 거대한 파도가 북섬 동해안 전 지역과 남섬 일부 지역 해안을 강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워드 연구원은 남섬 크라이스트처치의 피해가 가장 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크라이스트처치 인근 뱅크스 반도가 쓰나미를 끌어당기는 자석 역할을 한다. 그리고 쓰나미가 거기서 다시 증폭된다"고 설명했다.
한 방송은 지난 2013년 연구에 따르면 히쿠랑이 섭입대에서 규모 8.9의 지진이 발생했을 때 최악은 수도인 웰링턴에서만 사망 3천350명, 부상 7천 명의 인명피해와 130억 달러(약 10조1천176억 원)의 재산 피해가 날 수 있는 것으로 나왔다며 그런 지진이 조만간 일어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방송은 지진활동 모델로 볼 때 규모 8.1~8.3 사이 거대지진은 500년이나 1천 년 주기로 일어나고 있다며 뉴질랜드에서 그런 지진이 마지막으로 일어났던 건 520년에서 470년 전이고 880년에서 800년 전에도 그런 지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섭입대에서 발생한 거대지진은 지난 2011년 1만6천여 명의 인명피해를 낸 일본 토호쿠 지진과 쓰나미, 그리고 지난 2004년 12월 26일 28만여 명의 인명피해를 낸 인도양 지진과 쓰나미 등이 대표적인 예로 통상 엄청난 피해를 야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ko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