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배구' 코앞인데…5연패 늪에서 허우적대는 현대건설
외국인 선수 부진에 토종 선수 성장 더뎌 전력 불균형 두드러져
이도희 감독 "최대한 다양하게 선수 활용해 플레이오프 치러야"
(수원=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프로배구 여자부 현대건설은 지난해 포스트시즌 탈락 아픔을 딛고 이번 시즌엔 일찌감치 3위를 확정, 2년 만의 '봄 배구를 눈앞에 뒀다.
포스트시즌은 프로 구단의 지상 목표인 '챔피언'으로 통하는 유일한 길이자 축제다. 그러나 현대건설은 축제를 눈앞에 두고 웃지 못하는 분위기다.
4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KGC인삼공사와 홈 경기는 현대건설의 정규시즌 최종전이었다.
경기에 앞서 이도희 감독은 주전 세터 이다영을 비롯한 베스트 멤버로 총력전을 벌이겠다고 밝혔지만, 결과는 세트 스코어 2-3 역전패였다.
현대건설의 마지막 승리는 지난달 10일 흥국생명 전(3-1 승리)이었다. 5라운드 최종전인 지난달 15일 GS칼텍스 전 패배 이후 6라운드 4경기에서도 속절없이 패배를 쌓아간다.
시즌 한때 선두를 질주했던 '스타 군단' 현대건설이 와르르 무너진 가장 큰 이유는 전력 불균형이다.
외국인 선수 엘리자베스 캠벨(등록명 엘리자베스)이 발목 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 지난달 8일 새로 영입한 소냐 미키스코바(등록명 소냐)는 적응에 애를 먹고 있다.
시즌 중 급하게 영입한 외국인 선수가 경기마다 20∼30점씩 책임지는 걸 기대하는 건 과욕이다.
그러나 소냐는 두 자릿수 득점조차 힘들어한다. 리시브에도 약점을 드러내 상대 선수 서브의 좋은 과녁이 된다.
이 감독은 소냐를 레프트와 라이트로 번갈아 기용하며 활로를 찾고 있지만, 정규시즌 종료가 눈앞에 다가온 가운데 뾰족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
국내 선수로 그 자리를 대체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이날 소냐가 9득점에 그친 가운데 교체 투입한 고유민과 김주향은 각각 1득점에 그쳤다.
올해 주전 세터로 도약한 이다영의 몸 상태가 완전치 않은 것도 걱정이다.
시즌 중반까지 팀의 상승세를 이끌었던 이다영은 무릎 부상으로 최근 2경기에 결장하다가 이날 홈 최종전에 선발로 복귀했다.
양효진과 김세영 등 현대건설의 높은 '벽'은 여전히 위력적이지만, 전력 균형을 되찾지 못하면 IBK기업은행과 플레이오프에서도 고전할 수밖에 없다.
이 감독은 KGC인삼공사와의 경기 후 "이번 시즌은 어쩔 수 없다. 선수들을 최대한 다양하게 활용하면서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할 것 같다"며 현재의 전력 불균형이 당장 풀기 힘든 난제라는 점을 인정했다.
역시 가장 아쉬운 건 소냐의 기량이다.
이 감독은 "소냐는 아포짓(라이트)으로 해결할 공격력이 아니다. 외국인의 역할이 너무 미흡한 상황"이라며 "레프트와 라이트로 번갈아 활용할 생각이다. 외국인 선수가 자기 역할을 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냐 본인도 레프트와 라이트를 왔다 갔다 하면서 어려울 것이다. 우리가 해볼 수 있는 건 최선을 다해서 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의 정규리그 최종전은 13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리는 흥국생명 전이다.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실전에서 호흡을 맞출 마지막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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