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실책 오스트리아 극우 지방선거에서 쓴잔
총선 득표율 계속 밑돌아…2000년 연정 후 쇠퇴 반복 양상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금연법 폐지 논란과 나치 스캔들 등으로 비판을 받은 오스트리아 극우 자유당이 지방선거에서 잇따라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내며 수세에 몰리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4일(현지시간) 전했다.
오스트리아 남부 케른텐 주는 4일 주 선거를 치르는데 여론조사 결과 자유당은 1위를 달리는 사회민주당에 한참 뒤떨어져 2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케른텐 주는 자유당을 주류 정치 무대에 등장시켰던 극우 정치인 외르크 하이더가 주지사를 지냈던 곳이다.
2000년 자유당과 우파 국민당의 연정이 국내외 반발을 불러와 하이더가 당수직을 내려놓고 뒤이은 선거에서 자유당이 몰락하는 결과를 낳았지만, 케른텐 주는 자유당 텃밭으로 계속 남았다.
지난해 10월 총선에서 제3당이 된 자유당은 이곳에서 32%의 득표율을 기록해 유일하게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총선 후 제1당인 국민당과 연립정부를 꾸린 자유당은 지방 의회에서 나치 찬양 스캔들이 터지고 전 정부가 추진했던 식당·주점 실내 금연법을 백지화시키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2008년까지 주지사를 지낸 하이더의 그림자도 곳곳에 남아 있다. 하이더 재직시절 주 정부 재정이 바닥나는 바람에 아직도 케른텐 주는 오스트리아 내에서 1인당 부채가 가장 많은 주다.
지난주 일간 클라이네차이퉁 여론조사 결과 케른텐 주에서는 사민당이 42%의 지지율을 기록했고 자유당은 22%에 그쳤다. 총선 때와 비교하면 10%가량 낮아졌다.
최근 지방선거를 치른 니더외스터라이히 주와 티롤 주에서도 자유당은 총선 결과에 못 미치는 득표율을 기록했다.
2000년 처음으로 연립정부에 참여한 뒤 서서히 몰락했던 전철을 밟는 모양새가 되고 있다.
정치평론가 토마스 호퍼는 로이터 통신 인터뷰에서 "(자유당의 패배가)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전 나라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자유당 지지자들은 자유당이 권력을 잡더라도 달라지는 게 없다며 투표장에 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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