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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3' 미·중·EU 보복관세 난타전 예고…대서양엔 벌써 '전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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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3' 미·중·EU 보복관세 난타전 예고…대서양엔 벌써 '전운'
철강에 자동차·의류·주류·농산물까지…보복관세 악순환
"철강관세 다음은 나프타"…한국도 유탄 우려



(뉴욕=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철강 관세 폭탄'으로 글로벌 통상전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철강 관세는 무역전쟁으로 가는 첫 번째 총성"이라는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의 경고처럼 '3대 경제권'인 미국·유럽연합(EU)·중국이 전면전으로 접어드는 형국이다.
대서양 건너편의 미국과 EU는 벌써 일촉즉발의 분위기다.
EU는 오토바이 제조업체인 할리 데이비드슨, 위스키 생산업체 버번, 청바지 업체 리바이스에 보복관세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미국을 상징하는 제품들이다.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EU는 이들 업체를 타깃 삼아 강력히 대응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주말인 3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EU가 그곳에서 사업하는 미국 기업들에 대해, 이미 엄청나게 높은 관세와 장벽을 더 높이려고 한다면 우리도 그야말로 미국으로 거침없이 쏟아져 들어오는 그들의 자동차에 대해 세금을 적용할 것"이라고 맞불을 놨다.
미국 자동차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BMW, 폴크스바겐, 아우디 등 유럽 브랜드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철강과 자동차, 농산물, 주류, 의류까지 '대서양 통상전쟁'의 서막을 예고한 셈이다.
미국의 안방 격인 미주 대륙도 예외가 아니다.
대미 철강수출 1위 국가인 캐나다는 반격을 검토하고 있다.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캐나다 외교장관은 성명을 통해 "캐나다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규제가 가해진다면, 우리의 무역 이익과 노동자들을 지키기 위해 상응하는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미 2개국의 통상전쟁이 현실화한다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은 실질적 의미를 잃을 수 있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미국 정부의 '철강 관세' 다음 수순은 나프타 탈퇴"라고 전망했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도 전운이 감돈다.
기본적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정책은 '세계 경제 2위' 중국을 정조준하고 있다. '철강 관세'를 비롯해 일련의 제재들에서 중국은 모두 타깃이 되고 있다.
이에 중국은 대두(콩)·수수 같은 미국 농산물에 보복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인 백인 농민들을 겨냥한 것으로도 읽힌다.
다만, 미·중 관계는 북핵 이슈까지 아우르는 '고차방정식'에 가깝다. 경제적으로도 '소비대국' 미국과 '글로벌 생산공장' 중국이 각 부문에서 복잡하게 얽혀있어 통상전쟁의 전선을 딱 부러지게 예단하긴 어렵다. 중국은 미국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한 국가이기도 하다.
그동안 신자본주의 논리를 앞세워 자유무역에서 상당한 수익을 누려왔던 미국의 역주행은 되레 미국에 부메랑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그렇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전쟁을 하는 것이 좋고 이기기 쉽다"고 '마이웨이'를 선언했다.
중국과 미국 등 주요 2개국(G2) 경제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단순히 한미FTA(자유무역협정) 재협상 압박과는 별개로 상당한 유탄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j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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