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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가스프롬 "對우크라이나 가스공급 계약 파기할 것"
가스대금 분쟁 소송 불리한 판결에 반발…유럽 '가스대란' 재현 우려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가 가스 대금 분쟁 끝에 이웃 우크라이나에 대한 가스공급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또다시 유럽 전역의 '가스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러-우크라 가스 분쟁이 제대로 해결되지 않을 경우 우크라이나 영토를 경유하는 가스관을 통해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공급받는 유럽국가들이 가스 부족 사태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가스회사 '가스프롬'은 2일(현지시간) 스톡홀름 국제중재재판소에서 우크라이나 국영가스회사 '나프토가스'와 몇 년 동안 진행해온 가스 대금 및 경유((transit) 대금 상계 관련 소송에서 불리한 판결을 받은 데 반발해 우크라이나와의 가스 공급 및 경유 계약을 파기하는 절차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가스프롬은 나프토가스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가스를 수출하면서 동시에 유럽으로 가스를 수출하는 데 우크라이나 경유 가스관을 이용하는 대가로 경유 비용을 지불해 왔다.
스톡홀름 재판소는 지난달 28일 소송 판결에서 가스프롬이 나프토가스에 25억6천만 달러를 지불하라고 판결했다.
알렉세이 밀레르 가스프롬 사장은 이날 "스톡홀름 재판소가 이중 기준에 근거해 나프토가스와의 가스 공급 및 경유 계약에 대해 불균등한 판결을 내렸다"면서 "재판소 판결은 계약 당사자들의 이익 균형 원칙을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재판소는 판결에 대한 근거로 우크라이나 경제 상황의 급격한 악화를 들었지만 우리는 우리의 희생으로 우크라이나 경제 문제가 해결되는 것에 단호히 반대한다"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가스프롬이 계약을 계속 이행하는 것은 경제적으로 불합리하고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계약 파기 결정 이유를 설명했다.
전날 알렉산드르 메드베데프 가스프롬 부사장은 나프토가스에 3월 가스 공급분 선금을 돌려줬으며 가스공급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가스프롬이 판결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우크라이나 내의 가스프롬 자산을 압류하겠다고 경고하면서 양국 간 긴장이 높아졌다.
러시아의 가스공급 중단으로 이미 우크리아나에선 가스 부족 사태가 빚어지기 시작했고, 오는 6일부터는 가스 사용 제한 조치를 취해야 할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의 가스 분쟁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우크라이나 가스관 자체를 폐쇄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한 달 뒤 개통되는 흑해 해저 관통 '터키 스트림' 가스관 1차 노선을 통해 터키 서부와 일부 유럽국가들로 가스를 공급하는 가능성을 저울질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이날 러-우크라 간 가스 분쟁이 러시아산 가스의 유럽 공급에도 차질을 미칠 가능성을 우려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양국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며 충돌할 경우 지난 2006년 발생했던 것과 유사한 유럽 전역의 가스 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지난 2006년 1월 양국이 가스공급가 협상에 실패하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가스 공급을 중단하고 그 여파로 러시아산 가스의 유럽 수출이 차질을 빚어 유럽 전역에서 대규모 혼란이 빚어진 바 있다.

cjyo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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