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나리자, 루브르 벗어나 국내 순회 전시…해외 전시 가능성도
지역 간 문화 격차 해소 목적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지난 500년간 대부분을 파리에 머물렀던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걸작 모나리자가 루브르 박물관을 벗어나 국내 순회 전시에 나설 수 있다고 프랑스 문화부가 1일 밝혔다.
일간 가디언과 더타임스 등에 따르면 프랑수아즈 니센 문화장관은 또 모나리자의 해외대여 전시도 심각하게 고려 중이라고 덧붙였다.
모나리자의 해외대여 전시 전망은 프랑스가 가진 방대한 예술자산을 활용해 자국의 국제적 소프트파워를 확대하려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구상의 일환이라고 더타임스는 지적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앞서 프랑스 최고 문화재 가운데 하나인 '바이외 태피스트리'를 오는 2022년 영국에 대여할 의사를 표명한 바 있는데 모나리자의 해외 전시가 이뤄지면 이를 넘어서는 획기적인 문화재 대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니센 장관은 모나리자를 비롯한 주요 예술품의 이동에 따른 위험 등을 둘러싸고 박물관 큐레이터나 관리들이 반대할 가능성을 일축하면서 "바이외 태피스트리의 대여에도 똑같은 반응이 나왔었다"고 밝혔다.
모나리자는 국내 순회 전시 첫 일정으로 북부 랑스에 있는 루브르 박물관의 분관에 전시될 것으로 보인다.
니센 장관은 이들 예술품의 지역 순회 전시는 프랑스 문화에 대한 폭넓은 접근 시도의 일환이라면서 "나의 주안점은 누구나 문화에 접근할 수 있도록 문화차별을 해소하는 것이며 문화가 특정 장소에 국한돼 있을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반대자들은 그러나 얇은 포플라 목재 패널에 쌓인 모나리자가 운반에 너무 취약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모나리자는 지난 1974년 도쿄와 모스크바 미술관에 대여 전시한 바 있으며 앞서 1963년에는 당시 미국의 퍼스트레이디 재클린 케네디 여사가 프랑스 드골 대통령을 설득해 워싱턴 내셔널 갤러리와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전시한 바 있다.
당시 미국 전시를 위해 모나리자는 방화 방수 및 온도 조절 특수 컨테이너에 포장돼 선박편으로 운송됐으며 뉴욕항 입항 시에는 미 해안경비대 호위를 받았다.
모나리자는 다빈치가 피렌체에서 그리기 시작해 1516년 프랑스 국왕 프랑수아 1세의 초청으로 프랑스 체류 중 완성했으며 다빈치 사후 1519년 프랑수아 1세가 이들 사들여 파리 인근 퐁텐블로 성에 전시했다.
이어 루이 14세 때 새로 지은 베르사유 궁으로 옮겨졌으며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의 튈르리궁 침실에도 잠시 걸렸다가 1804년 루브르로 옮겨졌다.
1940~1944년 나치의 프랑스 점령 기간에는 모나리자와 다른 루브르 소장 예술품들이 나치의 약탈을 피해 다른 장소로 숨겨지기도 했다.
루브르 박물관은 지난 2013년 다빈치가 처음으로 모나리자를 그리기 시작했던 피렌체시로부터 대여를 요청받았으나 거절했다. 모나리자는 1911년 이탈리아인에 의해 루브르에서 도난당한 후 피렌체 시장에 매물로 등장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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