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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여파로 대학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조심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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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여파로 대학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조심조심'
일정 축소에 주류 반입 금지…총학은 관련 신고접수

(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최근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운동이 확산하면서 유사 사례 발생을 우려한 대학가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일정이 축소되는 등의 사뭇 달라진 분위기다.


2일 부산 경성대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입학식 때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겸한 단과대학별 예비대학이 진행됐다.
경성대 관계자는 "최근 교수직 사직서를 제출한 배우 조재현의 성추문 이후 학내외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2016년부터 입학식 당일에 신입생 오리엔테이션과 예비대학을 당일치기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성대는 올해 행사 때 신입생들에게 교내 신고센터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피해 발생 시 대응 요령 등을 알렸다.
동서대는 지난달 26일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당일치기로 끝냈다.
부산외대는 '마우나리조트 사건' 전에는 2박 3일로 다른 지역에서 오리엔테이션을 했는데 그 이후로는 행사를 계속 축소하고 있다.
한국해양대는 그동안 총학생회 주관으로 2박 3일간 신입생 예비대학을 했지만 올해는 대학본부와 총학생회가 협의해 오전 오리엔테이션과 오후 학생회 주관 체육행사만 열고 예비대학 행사는 하지 않았다.
대학 관계자는 "다른 대학에서 예비대학 때 불미스러운 일이 많아 예방 차원에서 행사를 축소했다"고 말했다.
부경대 총학생회는 대학본부의 지원을 받아 최근 경남의 한 수련원에서 단대별로 2박 3일간 신입생 예비대학을 실시했다.
부경대는 올해 총학생회와 협의해 전체 일정을 '음주 없는 예비대학'으로 정하고 일체의 주류를 반입하지 않았다.
예비대학 현장에는 대학본부 학생상담센터와 안전관리센터 담당자가 동행해 본격적인 프로그램 시행에 앞서 성과 안전 관련 교육을 했다.
대학본부 학생상담센터는 최근 전체 학과와 부서에 공문을 발송해 대학 내 성희롱과 성폭력 예방을 강조했다.
관련 사건 발생 시 학생상담센터 부설 '성희롱 및 성폭력 상담실'에서 사건을 접수하거나 상담하고 있음을 알리고 성폭력 피해자 권익을 보호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달라고 요청했다.
신라대는 지난해 예비대학이나 오리엔테이션을 개강 전에 실시했으나 올해는 개강 이후인 3월 2일부터 3일까지 1박 2일간의 일정으로 바꿨다.
신입생 환영회 장소에는 지도교수가 참석해 학생들에게 성폭력 예방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동아대, 동서대, 신라대 등 주요 대학 총학생회는 학생들의 동향을 파악하고 있고 문제가 있으면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부산의 한 대학 교수는 "미투 운동 때문에 떨고 있는 교수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총학생회가 관련 신고를 접수하는 등 본격적인 활동을 하게 되면 그동안 대학교수들의 그릇된 행동이 도마 위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pitbul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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