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시행 '일일 휴전' 무색…시리아군 포격에 지상공격까지
내전 모니터단체 "시리아 지상군 공격으로 반군 18명 사망"
구호활동 시작도 못해…유엔 "폭격보다 질병·굶주림 사망자 더 많아질 것"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생지옥'으로 변한 시리아 반군 지역 동(東)구타에서 러시아의 '시간제 휴전' 이틀째, 무력충돌이 중단되기는커녕 시리아 지상군까지 공격에 가담했다.
28일(현지시간)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동쪽 동구타 외곽의 반군 밀집 구역에서 시리아군과 반군의 지상전이 벌어졌다고 AFP통신이 시리아군 장교를 인용해 보도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시리아군이 동구타의 동쪽 외곽 샤이푸니예와 호시 알자와히라 구역 반군을 공격, 일부 구획을 장악했다고 확인했다.
시리아군과 교전한 반군 조직 '자이시 알이슬람'에서 18명 이상이 전사했다고 이 단체는 보고했다.
시리아군은 이달 18일부터 26일까지 동구타에 무차별 폭격을 퍼부었으나 현재까지 본격적인 지상군 작전은 펼치지 않았다.
이날 공격으로 시리아군이 지상작전을 시작한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시리아인권관측소에 따르면 이날 동구타에서 주민과 구조대 각 1명이 숨졌다.
앞서 26일 러시아 국방부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지시로 주민 피란을 위한 '인도주의 공격중단'을 27일부터 단위로 다섯시간씩 운영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시간제 휴전 첫날에 이어 이날도 교전이 이어졌다.
휴전시간대에 시리아군 공습은 중단됐으나 포격은 계속됐다.
러시아군은 동구타 주민 탈출을 위해 설치한 '인도주의 통로'쪽으로 반군의 공격이 이어져 피란 통로가 제 구실을 하지 못했다며 반군을 비난했다.
정부군 관할 지역과 동구타의 경계에 설치된 와피딘 검문소를 관리하는 시리아군 장교는 취재진에 "일일 휴전을 사흘간 운영하고 필요에 따라 연장할 계획이었지만 아무런 성과가 없다면 뭐하러 계속하겠나"고 말해 중단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선거 TV 토론회에서 "터키의 협조로 동구타 주민이 단체로 도시를 벗어날 수 있었다"고 말했으나, 탈출 시점이나 방식을 밝히지는 않았다.
무력충돌 탓에 동구타 구호는 이날도 성사되지 않았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등 구호기구는 하루 다섯시간 휴전이 보장된다 해도 구호대가 현장에 도착하기에도 턱없이 짧은 시간이라며, 시간제 휴전으로 구호는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마크 로콕 유엔 인도지원조정국(OCHA) 국장은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안보리 휴전 결의 이후에도 실제 인도주의 구호 상황이 나아지지 않았다고 설명하고, "휴전이 이행되지 않는다면 폭격보다 굶주림이나 질병으로 죽은 사람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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