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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쿡 애플 CEO, 중국엔 고분고분…"실리 챙기려 저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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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쿡 애플 CEO, 중국엔 고분고분…"실리 챙기려 저자세"
다음달 중국개발포럼 행사 공동의장 맡아 또 베이징 방문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중국에 계속 저자세를 취하고 있어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이 27일 보도했다.
팀 쿡 CEO는 다음달 베이징에서 열릴 중국개발포럼에서 공동의장을 맡을 예정이다. 불과 1년 사이에 중국에서 열리는 행사에 5번째로 모습을 나타내는 셈이다.
중국개발포럼은 국제적인 재계 인사들이 자리를 함께 하기를 열망하는 행사다. 중국 정부 요인들과 접촉할 수 있는 드문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중국의 스마트폰 시장에서 토종업체들에 밀려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고 중국 정부의 규제 강화를 포함, 현지에서 적지 않은 사업상의 도전에 직면한 애플의 CEO로서도 외면하기 힘든 행사다.
리서치 회사인 캐널리스에 따르면 2015년 13%였던 애플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에 9%로 떨어졌고 순위도 3위에서 5위로 밀려난 상태다.
애플은 2016년 중국 정부의 일방적인 조치로 현지에서 제공하던 아이북스와 아이튠스 영화 서비스를 폐쇄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 주에는 중국 정부 측의 요구로 아이클라우드 데이터를 중국 서버로 이전하는 작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노스웨스턴 대학 켈로그 경영대학원의 팀 캘킨스 교수는 애플만이 중국 측에 양보를 거듭하는 유일한 기업은 아니지만 관습에 도전하는 기업으로 자부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더욱 당혹스러운 것이라고 논평했다.
그는 "애플이 오랫동안 '다르게 생각하라'라는 발상을 수용하고 있었지만 중국에서는 너무 다르게 생각할 수 없다는 것이 분명해졌다"고 꼬집었다.


팀 쿡 CEO는 해외 사이트들에 대한 중국의 접근 차단 조치를 우회할 수 있도록 하는 근 700개의 앱을 앱스토어에서 삭제하기로 결정한 것을 포함한 일련의 조치들을 불가피하다고 옹호한다.
그는 지난해 12월 광저우에서 열린 업계 행사에서 "주변에 있으면 아무 것도 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애플은 비록 의견이 다르다고 해도 각국 정부와 접촉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서구 기업들은 갈수록 권위주의적인 중국 정부에 양보하는 데 익숙해지고 있다. 이들은 거대한 소비자 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 대가로 콘텐츠 검열, 중국 국유회사들과의 합작회사 설립 등 각종 요구를 아무 말 없이 받아들이고 있다.
스탠퍼드 대학 부설 후버 연구소의 마이클 오슬린 연구원은 애플이 중국을 대하는 자세는 중국과 서구의 기업 시스템이 유사하다는 그릇된 인상을 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IT기업들이 정보를 개방적으로 공유하는 환경 속에서 성공을 거둔 만큼 애플과 같은 기업에는 비위가 거슬리는 측면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중국의 많은 애플 사용자들은 불만을 표시하지 않고 있지만 일부 사용자들은 중국과 해외의 기준이 상이하다는 점을 불편한 시각으로 보고 있다.
최근 베이징의 한 애플 스토어에서 아이폰을 샀다는 중국인은 애플이 데이터를 중국에 저장하는데 동의함으로써 이미지를 헤쳤다고 말했다.
하지만 애플의 입장에서 보면 중국은 시장일 뿐만 아니라 제조 기지라는 점에서 대단히 중요한 존재다. 아이폰을 비롯한 각종 애플 제품의 대부분은 중국의 협력사를 통해 조립되고 있다.
지난해 애플은 스마트폰에 중국인에 친화적인 기능을 추가했고 중화권 사업을 총괄하는 신설직에 중국 태생의 임원을 지명하는 등 중국을 크게 의식하는 조치들을 취했다.
팀 쿡 CEO도 최근 수년간 중국을 주목하는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2012년에는 단 한 차례만 중국을 방문했으나 2013년부터 2015년 사이에는 연간 두 차례, 2016년부터는 연간 최소 3차례로 방문 횟수를 늘렸다.
팀 쿡 CEO는 지난해 3월 열린 중국개발포럼에서는 세계화를 주제로 연설했고 10월에는 칭화대학 경제경영대학원의 자문위원 자격으로 중국을 재차 방문해 다른 위원들과 함께 시진핑 주석도 면담했다.
12월에는 중국의 사이버 검열 기구의 주최로 저장성 우전에서 열린 인터넷 관련 회의에 참석했고 이로 인해 미국의 보수 진영으로부터 비난을 받은 바 있다.
당시 팀 쿡 CEO는 주재국의 법규를 준수할 필요가 있다는 요지로 연설함으로써 중국 국영 언론의 찬사를 받았다. 인민일보는 논설에서 "법을 지킬 수 있는 기업만이 경쟁에서 이길 수 있고 팀 쿡 CEO는 이를 잘 이해하고 있는 셈"이라고 평가했다.
jsmo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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