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D-100] 광주시장 여당 후보간 각축전…야권은 안갯속
민주당 당내 분란 해소 여부 관심…지역 민심 향배 주목
(광주=연합뉴스) 여운창 기자 = 6·13 지방선거가 석 달 남짓 남았지만 광주시장 선거 구도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다수의 더불어민주당 후보만 출전을 예고한 가운데 야권은 후보군 움직임이 거의 없다시피 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후보가 넘쳐나 이미 치열한 당내 경쟁이 시작됐다.
반면 민주평화당과 바른미래당·자유한국당은 좋은 인재 영입으로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겠다는 전략이지만 아직 누가 후보로 나설지조차 내다보기 힘들 정도로 조용하다.
정의당과 민중당은 각각 후보를 일찌감치 결정하고 지지층 결집에 나서며 바닥 표를 훑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7명의 출마예정자가 당내 경선을 준비하고 있다.
현직인 윤장현 광주시장과 강기정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 자문위원장, 민형배 광산구청장, 양향자 당 최고위원, 이병훈 광주동남을 지역위원장, 이용섭 전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최영호 남구청장이 나섰다.
민주당은 연초부터 당원명부 유출과 이용섭 전 부위원장에 대한 대통령 격려발언 등으로 연일 시끄럽다.
이 때문에 자질·능력·정책보다는 당원명부와 대통령 발언 논란에 시선이 집중된 상황이다.
예비 후보들도 아직은 이 같은 논란을 어떻게 풀어갈지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윤 시장은 지난달 3일 출판기념회를 하고 재선 도전을 공식화했다.
광주형일자리 성공모델을 만들어 광주 성장동력으로 완성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광주 미래 리더십을 제시했다.
강기정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 자문위원장은 정책연구소 '광주 성장 the CUBE'를 통해 지역발전 정책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각종 광주 발전 정책들을 총망라해 준비된 광주시장 후보라는 점을 내세우고 다른 후보들과 차별성을 부각한다는 계획이다.
민형배 광산구청장은 윤 시장과 이용섭 전 부위원장을 동시에 압박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연말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한 이병훈 광주동남을 위원장도 정책 토론회와 토크 콘서트로 경선에 대비하고 있다.
지난 1월 출판기념회를 열어 출마를 공식화한 양향자 민주당 최고위원은 광주미래산업전략연구소를 중심으로 경선을 준비 중이다.
후보군 중 여론조사에서 수위를 달리는 이용섭 전 부위원장은 지난달 13일 출마를 선언했다.
당원명부 유출과 대통령 격려발언 논란 당사자이기도 한 이 전 부위원장은 같은 당 후보들끼리 분란을 중단하고 정책과 자질로 경쟁하자는 입장이다.
대통령 격려발언을 문제 삼으며 이 전 부위원장에게 직격탄을 날렸던 최영호 남구청장도 지난달 27일 출마선언을 하고 지지도를 높이기 위한 본격 행보에 나섰다.
당내 후보간 난타전의 부작용과 후유증에 대한 우려로 민주당 내에서는 전략공천이나 조기 경선까지 흘러나오고 있지만, 상황은 유동적이다.
당원명부 유출과 대통령격려 발언 논란이 불공정 경선 시비로까지 이어지면 '경선 보이콧'도 배제할 수 없다.
윤 시장의 친인척 비리와 인사 문제, 민형배 청장 측근인 비서실장 구속 등도 부담이 될 수 있다.
다른 후보들도 지지율 견인과 인지도 상승이 최대 걸림돌로 이를 타개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후보 간 연대나 단일화도 이런 이유로 경선과정의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단일화 명분이 약하고 '이용섭 대 반이용섭' 구도라는 역풍을 맞을 수도 있어 성사되기는 쉽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연대나 단일화를 하더라도 후보를 걸러내는 컷오프 이후에나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처럼 민주당은 과열됐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분위기가 '업'돼 있지만 민평당과 바른미래당, 자유한국당은 아직 후보를 찾기도 힘든 상황이다.
6선의 천정배(광주 서구을) 의원과 초선으로 전국적 인지도를 지닌 김경진(광주 북구갑) 의원 등판 가능성이 한때 점쳐졌지만, 당의 원내 교섭 단체 구성에 비상이 걸린 만큼 현역 의원 차출은 어려워 보인다.
바른미래당은 국회부의장 출신 박주선(광주 동남을) 의원이나 4선 김동철(광주 광산갑) 의원이 거론되기도 하지만 민평당과 마찬가지 상황이다.
특히 국민의당 분당 과정에서 지역의 반(反)안철수 정서가 강해진 점도 바른미래당으로서는 부담이다.
촛불정국과 바른미래당 등장 등으로 한국당은 형편이 더욱 나빠진 형국이다.
그동안 10% 안팎으로 유지됐던 지역의 보수표까지 무너지고 갈라져 후보 찾기 조차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평당과 바른미래당, 한국당 등은 모두 서둘러 조직을 안정화해 인재 영입을 통해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겠다는 각오지만 성과는 미지수다.
지역 노동계와 진보성향 사회단체로부터 지지를 얻는 정의당은 나경채 광주시당 대변인이 도전장을 내밀었고, 민중당에서는 윤민호 광주시당 위원장이 당 후보로 확정돼 지역 정치기반 구축에 나섰다.
각종 여론조사 정당 선호도에서 50% 안팎의 지지율을 보이는 민주당이 현재까지는 유리한 상황이다.
하지만 표심을 좌우할 민심 향배는 경선 등을 통해 각 당 단일후보가 정해진 뒤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지역민 거부감이 큰 전략공천 등을 민주당이 들고나오거나 지금과 같은 당내 분란을 조기에 마무리하지 못한다면 본선 결과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 지역 정치권 시각이다.
b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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