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구팀, 유전자 가위로 '취약X증후군' 바로잡아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미국 연구팀이 정신지체와 발달장애를 가져오는 흔한 유전 질환인 취약 X 증후군(fragile-X syndrome)을 크리스퍼(CRISPR/Cas9) 유전자 가위로 바로잡는 데 세계최초로 성공했다.
자폐증과도 연관이 있는 취약X증후군은 X염색체에 있는 FMR-1 유전자 변이로 발생하며 보행·언어발달 지연, 사회성 결핍, 과잉행동 같은 발달장애 외에 기다란 얼굴, 평발, 큰 귀 같은 신체적 기형이 수반된다.
미국 화이트헤드 연구소(Whitehead Institute)의 루돌프 예니시 박사 연구팀은 스스로 개발한 맞춤형 유전자가위 기술로 취약X 증후군을 일으키는 FMR-1 유전자 변이를 교정하는 데 성공했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25일 보도했다.
유전자 가위로 FMR-1 변이유전자의 특정 DNA 구간에 메틸화 태그(methylation tag)를 추가하거나 탈락시키는 방식으로 FMR-1 유전자의 발현을 정상 수준으로 회복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예니시 박사는 밝혔다.
DNA 메틸화는 DNA 염기서열에는 전혀 변화가 없는 상태에서 DNA에 소분자들이 달라붙어 DNA 구조에 변화가 생기면서 해당 유전자가 신체로부터 오는 생화학적 신호들에 과잉 또는 과소 반응하게 되는 것을 말한다.
연구팀은 먼저 취약X 증후군 환자의 세포로 만든 유도만능줄기세포(iPS)를 배양해 신경세포로 분화시켰다.
이어 이 신경세포의 FMR-1 변이유전자를 유전자 가위로 바로잡은 뒤 쥐의 뇌에 주입했다.
주입된 교정 유전자는 쥐의 신경세포에서 최소한 3개월 이상 활동을 계속했다.
이는 메틸화가 교정된 유전자가 쥐에서 생존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예니시 박사는 설명했다.
이 연구결과는 과학전문지 '셀'(Cell) 온라인판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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