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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휴전결의는 공염불? 묻지마 폭격에 화학무기 정황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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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휴전결의는 공염불? 묻지마 폭격에 화학무기 정황까지
합의 다음날도 사망 속출…시리아도 조건부휴전 수용
'테러리스트 휴전제외' 고무줄 해석탓 생지옥 계속될 수도

(서울=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시리아에서 30일간 휴전을 요구하는 결의를 만장일치로 채택했으나 시리아군의 반군 지역 동(東)구타 폭격은 계속되고 있다.
25일 알자지라 방송과 미국 워싱턴포스트(WP),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시리아군은 이날도 전투기를 동원해 수도 다마스쿠스 동쪽 동구타를 폭격하고 대포 공격도 가했다.
지난 18일 이후 8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동구타에 맹공을 퍼부은 것이다.
목격자들은 동구타에서 반군의 저항을 뿌리 뽑으려는 시리아군과 반군간 충돌이 전선 여러 곳에서 벌어졌다고 말했다.


또 시리아군의 공습과 포탄 발사로 동구타에서 최소 9명이 숨지고 31명이 다쳤다고 시리아 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는 밝혔다. 사망자 중에는 여성 1명과 어린이 2명도 포함돼 있다.
WP는 어린이 1명이 동구타 외곽에 염소가스를 담은 폭탄이 떨어지고 나서 질식사했다고 현지 의료진 말을 인용해 이날 보도했다.
이는 동구타 휴전 협상이 이달 초 시작되고 나서 처음 발생한 화학무기 공격이라고 해당 의료진이 WP에 말했다.
동구타 반군 세력은 동구타 내부로 진입을 시도한 "다수의 군인"을 죽였다고 주장했다고 외신이 전했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 대사는 유엔 안보리에서 최종 휴전 결의안이 논의되던 지난 48시간 동안 시리아 구타에서 아동 42명을 포함해 180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말했다.
동구타 일대 새 유혈 충돌은 유엔 안보리가 동구타에 대한 인도주의 지원을 위한 30일간 휴전 결의안을 채택한 다음 날 벌어졌다.
다만, 시리아군의 폭격은 지난주보다 심하지 않은 수준이라고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전했다.
문제는 유엔 안보리의 동구타 휴전결의가 언제든 깨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시리아 내전 당사자들은 물론 내전에 개입한 관련국들의 이해관계가 엇갈려 있기 때문이다.
당장 시리아 정부와 반군은 앞으로 상황에 따라 교전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바샤르 알자파리 유엔 주재 시리아 대사는 이번 휴전결의에도 "테러리즘"과의 전투는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리아는 이 일대에서 활동하는 알카에다 시리아지부에 뿌리를 둔 '하이아트 타흐리르 알샴'(HTS)을 휴전 대상에서 제외한 상태이다.
이와 관련, WP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의 언어적 표현이 명시되지 않은 '테러리스트'를 제외하려는 차원에서 퇴색됐다며 이는 다수의 전선에서 시리아군의 지속적인 공격을 정당화하려는 '허점'으로 이용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을 지원하는 이란의 고위급 사령관은 휴전이 "테러리스트들이 장악하고 있는" 다마스쿠스 외곽 지역에는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은 시리아에 군사 지원을 해 오면서 이란혁명수비대와 시아파 민병대를 파견한 상태이다.
반면, 동구타의 주요 반군 '자이시 알이슬람'(이슬람 군대)과 '파일라크 알라흐만'(라흐만 부대)은 휴전결의를 이행하겠지만, 공격을 받는다면 대응하겠다고 다짐했다.
시리아 북부 아프린에서 군사 작전을 전개 중인 터키 역시 휴전 결의안을 환영한다면서도 그 결의안은 아프린 내 쿠르드 민병대를 겨냥한 자국의 군사 작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유엔 안보리는 24일 시리아에서 30일간 휴전을 요구하는 결의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결의는 시리아군의 무차별 폭격으로 '생지옥'으로 변한 동구타 지역에 대한 인도주의 지원을 위한 것으로 안보리 결의 채택과 동시에 즉시 발효된다.
동구타에서는 지난 18일 밤부터 시작된 시리아군의 무차별 공습과 포격에 지금까지 527명이 숨지고 2천500명 이상이 다쳤다.
한편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은 이날 연구보고서를 통해 요르단에 거주하는 시리아 난민 아동 중 85%가 빈곤 속에 살고 있으며 38%는 학교에 다니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 단체에 따르면 요르단에 등록된 시리아 난민 66만명 가운데 5살 미만 아동의 절반가량은 적절한 의료 지원을 받지 못하는 상황인 것으로 파악됐다.
gogo21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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