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빙속 철인' 이승훈 "강철 체력 비법은 훈련"
"지금 롤모델 선수 없어…후배의 귀감 되는 선배 되겠다"
"2022년 베이징올림픽서 메달 도전…밴쿠버로 신혼여행"
(평창=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강철 체력 비법이요? 따로 없어요. 훈련만이 있을 뿐이에요. 제가 우리나라 스케이트 선수를 통틀어 하루에 가장 많은 바퀴 수를 도는 선수라고 확신해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에서 금메달과 은메달 1개씩을 수확한 '빙속 철인' 이승훈(30·대한항공)은 25일 피앤지(P&G) 주선으로 어머니 윤기수(56) 씨와 함께 한 인터뷰에서 자신이 대한민국 빙속 선수 중 최고의 '훈련벌레'라고 털어놨다.
서른 살의 적지 않은 나이에도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을 앞세워 마지막 경기였던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금메달을 수확했고, 앞서 팀추월 은메달 사냥을 주도했다.
이승훈이 이번 대회에서 소화한 주행 거리는 총 3만7천400m, 37.4㎞에 달한다. 남자 5,000m와 10,000m, 팀추월(400m 트랙 8바퀴), 매스스타트(400m 트랙 16바퀴) 등 4개 종목에 출전했다. 이번 올림픽에서만 400m 트랙을 무려 93.5바퀴를 돈 셈이다.
'강철 체력' 비결에 대해선 타고난 재능보다는 훈련으로 완성된 것임을 강조했다.
그는 "아빠는 축구를 좋아하셨지만 무릎을 다친 후 그만두셨다. 엄마는 그냥 구기 종목 경기를 보는 걸 좋아하는 수준"이라면서 "강한 체력을 가진 이유를 묻는다면 '훈련'이라고 말하겠다. 그래야 후배들도 희망을 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매스스타트에서 함께 레이스를 펼치며 스퍼트를 내는 선수와 간격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 후배 정재원(한체대 입학 예정)에게 고마움의 표시로 사이클을 사주기로 했다.
그는 "(정)재원이가 사이클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면서 "스피드 선수에게 사이클은 체력 훈련의 필수다. 사이클을 타면서 더 많이 훈련하라고 했다. 후배들이 500m 등 단거리에는 많다. 5,000m, 10,000m에도 도전하는 후배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다음 목표는 차기 대회인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메달 획득에 도전하는 것이다.
그는 "4년 후는 이번 올림픽에서 내가 경쟁한 선수들의 지금 나이와 비슷한 시기"라면서 "장거리에서 전설적인 스벤 크라머르 선수와는 베이징에서 다시 한 번 맞붙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쇼트트랙 선수일 때는 김동성 선수가 롤모델이었지만 스피드로 전환하고는 특별히 없다"면서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게 현재의 꿈이고, 은퇴 후에도 지도자로 나설 생각은 없다"고 전했다.
작년 6월 결혼식을 올리고도 평창올림픽 이후로 신혼여행을 미뤘던 그는 동계올림픽 10,000m 금메달과 5,000m 은메달을 땄던 캐나다 밴쿠버로 여행을 갈 계획이다.
그는 "밴쿠버는 아내가 오랫동안 공부하고 살아온 곳이다. 2010년 밴쿠버 올림픽 때의 경기장도 한번 둘러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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