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 나섰다가 참변…도청에 분향소 설치, 주사보→주사 추서
(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제주도는 하수중계펌프장 질식사고 현장에서 구조에 나섰다가 숨진 도 상하수도본부 소속 부경욱(46) 주무관 영결식을 오는 28일 도청 현관 앞에서 제주특별자치도청장으로 엄수하기로 했다고 25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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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 별관 2층에 분향소를 설치했으며, 원희룡 제주지사를 위원장으로 장례위원회를 구성해 장례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빈소는 제주시 부민장례식장에 마련했다.
도는 오는 26일 예정된 2월 도정시책 공유 간부회의를 연기했으며 영결식 당일에는 제주도기로 행정시, 읍면동 등 도청 산하 전 기관에서 조기를 게양하기로 하는 등 애도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또한 원 지사는 이날 부 주무관을 지방기계운영주사로 추서했다. 원 지사는 "고인이 보여준 열정과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안전관리 분야에 대해 체계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정착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도에 따르면 부 주무관은 지난 22일 오후 서귀포시 남원읍 태흥리 하수중계펌프장 3m 깊이 밸브실에서 압송관 해체작업을 하던 공사업체 직원이 질식하자 동료 공무원과 함께 구조에 나섰다가 중태에 빠져 병원 치료를 받던 중 지난 24일 오후 3시 13분께 숨을 거뒀다.
이 사고로 부 주무관 외에도 동료 공무원 1명과 업체 직원 3명이 질식해 병원 치료를 받았다.
사고 당시 부 주무관은 업체 직원과 동료 공무원이 밖으로 빠져나갈 때까지 발밑을 받쳐주는 등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현장감독 공무원으로서의 소임을 다하고자 노력했다고 도는 전했다.
제주시 조천읍 출신인 부 주무관은 1994년 7월 기능10급 지방기계원으로 공직에 입문해 제주시 상수도관리사업소, 상하수도본부, 해양수산연구원 등을 거치며 정수장 펌프와 기계설비 유지보수, 중앙감시실 운영업무 등을 맡아왔다.
가족으로는 부인과 두 딸이 있다.
도는 행정부지사를 본부장으로 한 남원하수처리장 사고대책본부를 구성해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결과에 따라 행·재정적으로 강력히 조처할 계획이다.
밀폐공간 안에서 작업 도중 유사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 개선책도 마련하기로 했다.
ato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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