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결산] ⑤ 평창의 뜬별 자기토바 '반짝'…본은 올림픽과 작별
'스키 황제' 히르셔 2관왕 등극…세계 최강 최민정도 2관왕 질주
'통가 근육남'은 메달 없이도 선수촌에서 최고의 스타
(평창=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4년 마다 열리는 올림픽에서는 새로운 별이 뜨고, 오랜 별은 지면서 세대교체를 알린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도 어김없이 별이 뜨고, 또 작별 인사를 고했다.
러시아 출신의 알리나 자기토바(16)는 깜짝 스타로 떠오르며 평창의 '피겨퀸'으로 도약했다.
자기토바는 여자 싱글 피겨스케이팅에서 총점 249.57점으로 세계랭킹 1위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19)를 눌렀다.
평창올림픽에 출전한 여자 싱글 피겨선수 가운데 최연소인 자기토바는 난도 높은 점프를 기계처럼 성공해 가장 높은 자리에 올랐다.
자기토바는 가산점이 붙는 어려운 점프를 후반에 배치하고도 깔끔하게 소화해 어린 나이답게 놀라운 체력을 보여줬다.
다섯 살 때 피겨를 시작한 자기토바는 지난 시즌 국제무대에 데뷔한 뒤 빠른 속도로 세계 정상의 위치로 도약했다.
앞으로도 이어질 자기토바와 메드베데바의 '피겨 여왕' 대결은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전망이다.
최민정(20)은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 유일한 2관왕으로 '여자 쇼트트랙 일인자' 자리를 굳혔다.
목표로 했던 '전관왕 달성'은 놓쳤지만, 여자 1,500m와 여자 3,000m 계주 우승으로 '쇼트트랙 강국' 한국의 위상을 굳게 지켰다.
'스키 황제' 마르셀 히르셔(29·오스트리아)는 평창에서 지긋하게 따라다녔던 '무관의 제왕' 꼬리표를 뗐다.
월드컵 통산 55승으로 현역 남자 선수 가운데 최다승인 그는 알파인스키 남자 대회전과 복합에서 2관왕에 올랐다.
숀 화이트(32·미국)는 프리스타일 스키 하프파이프에서 2연속 4회전에 성공해 8년 만에 올림픽 금메달을 되찾았다.
2006년과 2010년 이 종목 금메달리스트인 그는 2014년 소치 대회에서는 4위에 그쳤었다.
에스터 레데츠카(23·체코)는 알파인스키 여자 슈퍼대회전과 스노보드 평행대회전에서 각각 금메달을 따 사상 최초로 동계올림픽 두 종목을 동시에 석권한 선수가 됐다.
이밖에도 '바이애슬론 황제' 마르탱 푸르카드(30·프랑스)와 크로스컨트리 스키의 요하네스 클라에보(22·노르웨이)는 3관왕에 올랐고, '철녀' 마리트 비에르겐(38·노르웨이)은 이번 대회 4개의 메달을 보태 총 14개의 올림픽 메달(금 7·은 4·동 3)로 동계올림픽 최다 메달 신기록을 세웠다.
크로스컨트리 선수로 출전한 피타 타우파토푸아(35·통가)는 메달이 없어도 선수촌에서 최고의 스타였다.
리우에 이어 평창에서도 웃통을 벗고 개회식에 등장한 그는 대회 기간에도 선수들의 사진 요청을 끊임없이 받았다.
이들처럼 평창에서 뜬별과 달리 쓸쓸히 돌아선 진별도 있다.
평창을 마지막으로 올림픽과 작별한 '스키 여왕' 린지 본(34·미국)은 대표적인 '진별'이다.
2010년 밴쿠버 여자 활강 우승자인 본은 부상을 딛고 출전한 이번 올림픽에서 여자 활강 동메달에 만족했다.
"머리로는 아는데, 몸이 안 따라와 이제는 힘들다"며 2022년 베이징 대회 불참을 선언한 본은 잉에마르 스텐마르크(스웨덴·86승)가 보유한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 최다승에 도전한다.
본은 81승으로 여자 최다승 기록을 보유했다.
쇼트트랙 500m 세계신기록을 보유한 엘리스 크리스티(28·영국)는 평창에서 다시 한 번 울었다.
올림픽에서는 동메달조차 건지지 못한 크리스티는 이번 대회 500m 결승에서 넘어진 데 이어 1,500m와 1,000m에서는 실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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