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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롯데] 70년만에 첫 '총수 부재'…한일 통합경영 '균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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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롯데] 70년만에 첫 '총수 부재'…한일 통합경영 '균열'
신동주의 '흔들기'로 경영권 불안 고조…日롯데 6월 주총이 분수령
27일 롯데지주 주총에도 관심 쏠려…롯데 "안건 통과 문제없을 것"

(서울=연합뉴스) 정열 기자 = 창립 70년(일본 롯데 기준) 만에 처음으로 '총수 부재'라는 초유의 사태에 직면한 재계 5위 롯데그룹의 경영권이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2015년부터 본격화된 형제간 경영권 분쟁에서 동생인 신동빈 회장이 사실상 승리하면서 2세 체제가 안착하는 듯 했지만 지난 13일 국정농단 사건 1심 선고공판에서 신 회장이 뜻밖에 법정구속되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신 회장은 경영진이 비리로 구속되거나 기소될 경우 해당 직위에서 사임하는 일본 재계의 관례에 따라 지난 21일 한일 롯데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일본롯데홀딩스(이하 홀딩스)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신 회장의 사임에 따라 홀딩스는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사장의 단독 대표이사 체제가 됐다.
롯데그룹 역사상 일본인이 단독으로 홀딩스 대표이사 자리를 맡게 된 것은 재일교포 사업가인 신격호 총괄회장이 1948년 일본 도쿄(東京)에서 지금 홀딩스의 전신인 ㈜롯데를 설립한 이후 70년 만에 처음이다.
재계에서는 한국 롯데의 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의 지분 99%를 보유한 홀딩스의 일본인 경영진이 대주주의 지위를 활용해 한국 롯데의 경영에 간섭할 가능성을 우려한다.
재계 관계자는 25일 "한국 롯데가 대규모 신규 투자를 하거나 인수·합병(M&A)을 하려 할 경우 일본 롯데가 제동을 거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 경우 한국 롯데의 일본 종속 현상이 심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롯데 관계자는 "일본 롯데가 한국 롯데의 경영에 사사건건 간섭할 것이라는 우려는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그럴 만한 실익이 없어서 그러지 않으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일 롯데의 '원톱'이던 신 회장이 영어(囹圄)의 몸이 되자 불씨가 꺼지는 듯했던 형제간 경영권 분쟁의 불씨도 살아나는 분위기다.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신 회장이 구속수감된 당일 입장문을 발표해 그의 사임과 해임을 촉구한 데 이어 신 회장이 홀딩스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한 날에도 입장문을 내고 그의 이사직 사임을 요구했다.
롯데 안팎에서는 그동안 4차례에 걸친 홀딩스 주총 표 대결에서 패하면서 경영권 복귀가 무산됐던 신 전 부회장이 오는 6월로 예정된 홀딩스 정기주총에서 또다시 표 대결을 통한 경영권 복귀를 시도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신 전 부회장이 신 회장의 유고를 기회로 삼아 경영권 복귀를 시도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미 일본 경영진의 신뢰를 잃은 그가 다시 경영에 복귀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오는 27일로 예정된 롯데지주 임시주총이 '총수 부재' 상태인 롯데의 경영능력을 가늠할 첫 번째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지알에스, 롯데상사, 롯데로지스틱스 등 6개 계열사에 대한 흡수합병을 통해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이 임시주총은 애초 별 무리 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였지만 최근 '총수 구속'이라는 돌발 변수가 생기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이번 주총에서 안건이 통과되면 롯데는 지난해 지주사 체제 전환 과정에서 발생한 신규 순환출자와 상호출자를 모두 해소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이 안건이 통과되려면 까다로운 주주 동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
분할·합병 등 회사 지배구조 개편 안건은 특별결의 사항이어서 의결권 있는 주주의 3분의 1 이상이 주총에 참석하고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통과된다.
롯데 관계자는 "신 회장 구속 직후 일시적으로 폭락했던 롯데지주 주가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고 소액주주들이 일관되게 안건 통과에 반대하는 움직임도 없다"며 "일각의 우려와 달리 안건이 순조롭게 통과될 것"이라고 말했다.


passi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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