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포레스트' 김태리 "삶의 정답을 주기보다 여백주는 영화"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영화 '리틀 포레스트'는 김태리(28)의 매력을 흠뻑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김태리는 불안한 20대 청춘을 대변하는 동시에 젊음의 상큼한 매력을 한껏 뽐낸다.
2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만난 김태리는 인터뷰 내내 유쾌한 듯 깔깔거리며 웃었다. 질문마다 똑소리가 나는 야무진 대답도 내놓았다.
오는 28일 개봉하는 '리틀 포레스트'는 도시 생활에 지친 혜원(김태리)이 시골 고향 집에 내려와 4계절을 보내면서 마음의 위안을 얻는 이야기다.
김태리는 "원작을 보고 여백이 많고, 조용하게 흘러가는 것이 좋았다"면서 "이런 삶이 정답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제가 살아오던 삶과는 전혀 다른 공간,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의 모습을 표현하면서 제 삶이 조금 더 넓어지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서울 토박이인 김태리는 이 영화에서 '몸빼' 바지를 입고, 농사를 짓는가 하면 집주변 농작물로 뚝딱뚝딱 요리를 만들어낸다. 밭에서 배추를 뽑아 된장국을 만들고, 고운 색깔을 입힌 시루떡도 능숙하게 쪄낸다. 요리 수업은 촬영 전 별도로 받았다.
"사실 시루떡을 만드는 장면은 사흘에 걸쳐 찍었어요. 저희끼리는 '떡 신'이라고 불렀는데, 쉽지 않았죠."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로 데뷔한 김태리는 영화계에 발을 들여놓자마자 단번에 주목을 받았다. 최근에는 영화 '1987'에서 당찬 대학 신입생으로 출연해 이한열 열사 역을 맡은 강동원과 호흡을 맞췄다. 김태리는 강동원에 대해 "지금껏 본 배우 중 가장 멋졌다"며 수줍게 말했다.
꾸미지 않은 순수함이 김태리만의 매력이다. '리틀 포레스트'의 임순례 감독은 "김태리의 자연스러운 모습과 밝은 에너지 때문에 캐스팅했다"면서 "잠재력이 큰 배우라 앞으로도 더 많은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극찬했다.
김태리는 사실 대학 때 아나운서를 꿈꿨다. 그러다 연극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적성을 찾았다고 한다.
"대학교 2학년 때 연극을 하면서 모노드라마에 출연했는데, 그때 너무 기분이 좋았어요. 암전되기 직전에 박수 소리가 나고, 무대가 주는 힘이 매우 컸죠. 그때는 제가 동기 중에 나름대로 재능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니 재능은 '개뿔'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힘들었죠."
김태리는 "연기는 너무 어려운 것 같다"며 "하지만, 어떤 선배한테 물어봐도 어렵다고 답하더라"며 웃음을 지었다.
김태리는 "지금 딱히 하고 싶은 역할은 없다"면서 "다만 한국영화에는 특이한 여성 캐릭터가 적은 것 같다. 아주 작은 역할이라도 그 인물의 세계를 신경 써서 만들어 주시면 배우에게 매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fusion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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