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네그로 주재 미국대사관에 수류탄 공격…범인은 자폭(종합)
경찰 "자폭자 신원 밝히는 데 수사력 집중"
(로마·서울=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김연숙 기자 = 유럽 남동부 발칸반도 아드리아 연안에 있는 나라 몬테네그로에 주재하는 미국대사관에 22일 폭발물 공격이 벌어졌다.
신원미상의 범인은 현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으며, 다른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AP,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몬테네그로 정부는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이날 0시 30분께(현지시간) 수도 포드고리차에 있는 미국대사관 마당에 수류탄으로 추정되는 폭발물이 투하됐다고 밝혔다.
몬테네그로 정부는 "신원 미상의 남자가 폭발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며 "직전에 미국 외교단지로 들어가는 스포츠센터 부근 교차로에서 폭발물을 투하했다"고 말했다.
스포츠센터의 보안 요원은 "두 차례의 폭발음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이 사건으로 다친 사람은 없으며 큰 피해도 없었다고 AP는 전했다. 사건 현장 부근은 경찰에 의해 봉쇄된 상태다.
경찰은 자폭자의 신원을 파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주 몬테네그로 미국대사관은 현지에 체류하는 자국민들에게 "민감한 보안 상황"이라며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인근 지역 방문을 피하라고 권고했다.
미 국무부는 "몬테네그로 대사관에서 현재 직원들의 안전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몬테네그로는 1992년 구유고슬라비아연방이 해체되면서 세르비아와 신유고연방을 결성했으며, 2006년 세르비아와 결별했다.
인구 65만 명의 소국이지만 지중해 중부 지역의 해안선을 낀 전략적 요충지로, 발칸반도를 둘러싼 서방과 러시아 간의 세력 다툼 중간에 있는 나라다.
2006년 독립 이후 미국과 외교관계를 맺는 등 친서방정책을 펴왔다. 지난해 5월엔 과거 우방이었던 러시아와 몬테네그로 내 친러시아 성향의 야당의 반발을 무릅쓰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29번째 회원국으로 공식 가입했다.
몬테네그로는 앞서 2016년 10월 치러진 총선 전날에는 무장 대원들이 의회로 진입해 친서방 성향의 정부를 전복하려한 쿠데타 계획을 적발한 뒤 쿠데타 모의의 배후로 몬테네그로의 나토 가입을 저지하려는 러시아 국가 기관이 개입돼 있다고 지목하기도 했다.
한편, 몬테네그로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보스니아의 미국 대사관도 2011년 10월 이슬람 무장대원의 공격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공격을 감행한 메블리드 야사레비치는 대사관 건물에 총격을 가해 경찰관 1명을 다치게 했다. 그는 교전 중 부상을 입고 체포됐으며, 이후 재판에서 15년형이 선고됐다.
몬테네그로와 보스니아를 포함한 서발칸 지역에서는 2012년 이래 약 1천명이 시리아와 이라크로 건너가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몬테네그로 법원은 지난 달 시리아에서 IS 편에서 전투에 가담했다가 돌아온 39세의 자국민을 징역 6개월형에 처했다. 이는 귀환한 IS조직원에 대한 첫 판결로 현지에서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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