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테르테 "필리핀군, 중국에 보내 훈련을"…미국 편향 탈피
미국·중국 사이 균형잡기…군 통제력 강화에 도움 분석도
(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자국 군인들의 군사훈련을 위해 중국 파견을 모색하는 등 양국 방위 협력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22일 일간 필리핀스타 등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최근 중국과 필리핀 기업인 행사에 참석, 필리핀 군인들이 중국에서 군사훈련을 받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대부분의 군인이 중국의 적으로 여기는 미국에서 교육받는 것을 선호하며 미국과의 유대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군사훈련의 균형을 잡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음에는 군인들을 중국으로 보내자는 것"이라며 중국의 전문 훈련기관이 미국이 아닌 테러와 싸울 수 있도록 필리핀 군인들을 교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그러면서 전통 우방인 미국과의 관계를 단절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그는 "필리핀이 지금 중국으로 방향을 바꾸고 있지만, 미국과는 방위협정을 맺고 있고 이를 존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이런 입장은 최근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기지화와 항행의 자유를 놓고 미국과 중국이 다시 대립하는 가운데 나왔다.
중국 사회과학원의 아시아 전문가인 쉬리핑(許利平) 연구원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필리핀의 이익을 위해 두 강대국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고 한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말했다.
중국군 총참모부 상교(대령) 출신의 군사전문가 웨강(岳剛)은 중국의 필리핀군 훈련이 필리핀 군인들의 친미 성향을 희석시켜 두테르테 대통령의 군 통제력 강화에 도움을 줄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두테르테 대통령이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선 이후 필리핀군은 항상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며 "두테르테 대통령이 아주 견고한 군 통제력을 갖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로일로 골레즈 전 필리핀 국가안보 고문은 "필리핀군의 군사교리와 장비는 미군 것과 호환이 된다"며 중국과의 방위 협력 문제점으로 언어 장벽, 중국군의 실전 경험 부족 등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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