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주교 성추문 은폐 의혹 캐던 교황특사 수술받아 교체
산티아고서 담낭 수술…주교회의, 후속 조사 담당 사제 임명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칠레 주교의 아동 성추행 은폐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칠레를 방문 중인 교황특사가 21일(현지시간) 수술을 받았다고 라 오라 등 현지언론이 보도했다.
몰타 출신의 성직자로 교황청 쿠리아 신앙교리성의 고위 관리인 찰스 시클루나 대주교는 이날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 있는 산 카를로스 데 아포킨도 병원에서 담낭 수술을 받았다.
시클루나 대주교는 지난주부터 담낭 이상에 따른 불안 증세를 보여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주교회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요청에 따라 시클루나 대주교를 대신해 스페인 출신 성직자인 몬시그노르 호르디 베르토메우가 나머지 조사를 마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시클루나 대주교는 뉴욕에 들러 바로스 주교의 성 추문 은폐 의혹의 핵심 증인인 후안 카를로스 크루스를 만난 뒤 지난 19일 산티아고에 도착했다.
바로스 주교는 수십 명의 미성년자를 성추행한 사실이 드러나 2011년 면직당한 페르난도 카라디마 신부의 제자로, 카라디마 신부의 성추행을 묵인해 비호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바로스 주교는 자신의 스승이자 멘토였던 카라디마 신부의 성추행 사실을 몰랐다고 항변했으나, 카라디마 신부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피해자들은 바로스 주교가 성추행 장면을 목격하고도 이를 중단시키기 위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해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런 논란에도 2015년 바로스를 칠레 남부 오소르노 지역의 주교로 임명해 거센 비판을 받았다.
시클루나 대주교는 전날 바로스 주교와 관련된 피해자들을 비공개로 만나 진술을 청취하고, 서면 증언을 받았다.
그는 피해자들을 면담한 뒤 23일 칠레를 떠날 예정이었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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