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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미국 출신 박윤정·그리핀 "한국인 자부심 커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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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미국 출신 박윤정·그리핀 "한국인 자부심 커졌어요"
미국 입양아 박윤정·한국계 혼혈 그리핀이 말하는 단일팀 경험



(강릉=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한국 출신이라는 것이 부끄러웠지만, 지금은 무척 감사합니다."
미국 입양아 출신인 박윤정(26·미국명 마리사 브랜트)이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선수로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뛴 소감이다.
박윤정은 1992년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지 4개월 만에 미국인 가정에 입양됐다.
미네소타에서 아이스하키를 배운 그는 한국대표팀 제의를 받았고, 2016년 국적을 회복해 태극마크를 달았다.
박윤정은 지난 14일 강원도 강릉의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남북 단일팀과 일본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 랜디 희수 그리핀(30)의 역사적인 첫 골을 도우며 어시스트 1개를 기록했다.
단일팀의 여정을 마친 그는 21일 강릉 올림픽파크 코리아 하우스에서 열린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박윤정은 "단일팀의 경험은 특별했고,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이라며 "개인적으로도 돌아와서 대표팀으로 뛰는, 삶이 바뀌는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단일팀의 일원으로 뛰면서 아이스하키 이상의 경험을 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박윤정은 어렸을 때는 입양아라는 사실이 부끄러웠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는 "나는 한국에서 태어났고, 아기일 때 입양됐다. 나는 한국 출신이라는 것을 숨기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이렇게 내가 태어난 한국으로 돌아와 내가 사랑하는 아이스하키를 할 수 있게 돼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고 했다.
박윤정이 입양된 지 약 6개월 만에 동생 한나가 태어났다.
그레고리(63)-로빈 브랜트(61) 부부는 박윤정 입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한나를 임신한 것을 알았으나 입양은 그대로 진행됐다.
부부는 박윤정과 한나에게 차별 없이 모든 것을 함께 시켰다. 자매는 춤, 피겨스케이팅, 체조에 이어 아이스하키까지 함께 하며 세상에서 둘도 없는 사이가 됐다.
누나는 이번 대회에서 유니폼에 한반도기를 달고 단일팀을 대표해서 뛰었다. 동생의 가슴에는 성조기가 달렸다.
동생 한나가 뛰는 미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22일 캐나다와 결승전을 벌인다.
박윤정은 "부모님이 한국을 방문해서 더욱 특별하다"며 "두 분이 한국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래서 폐막식 뒤에도 며칠 더 머물며 두 분에게 한국의 경치를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계 혼혈 선수인 그리핀도 박윤정과 같은 마음이었다.
하버드대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듀크대 생물학과 석박사 통합 과정 중인 그리핀은 "내 어머니는 한국인이고 아버지는 미국인이라서 나는 항상 그사이 어딘가에 속했다"고 했다.
그는 "이렇게 한국에서 살고, 한국을 대표해 뛰면서 한국인이라는 자부심이 훨씬 커졌다. 그리고 내 핏줄이 어디에 속했는지를 더욱 강하게 확인하게 됐다"고 말했다.
changy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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