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러 피겨요정 맞대결, '동생' 자기토바가 먼저 웃었다
자기토바 82.92점, 메드베데바 81.61점…23일 프리서 최종 승부
(강릉=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피겨스케이팅 여자싱글 세계랭킹 1위인 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와 그의 아성에 도전하는 신성 알리나 자기토바, 두 러시아 피겨요정의 맞대결에서 '동생' 자기토바가 먼저 웃었다.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로 출전한 자기토바는 21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에서 82.92점으로 30명의 선수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자신의 종점 최고기록(80.27점)은 물론 직전에 메드베데바가 갈아치운 세계신기록도 다시 경신한 점수였다.
자기토바보다 먼저 연기한 메드베데바는 81.61점으로 일단 동생 뒤를 쫓게 됐다.
이날 두 선수는 앞다퉈 완벽한 연기로 세계기록을 경신했다.
30명의 선수 가운데 25번째 먼저 연기한 메드베데베가 흠잡을 데 없는 클린 연기로 81.61점의 최고점을 받고 환호한 것도 잠시 28번째로 나선 자기토바가 메드메데바를 밀어냈다.
예술점수(PCS)는 메드베데바가 38.42점으로 자기토바(37.62점)을 눌렀으나, 기술점수에서 자기토바(45.30점)가 메드베데바(43.19점)을 앞섰다.
두 선수는 이날 모두 기술점수를 높이기 위한 난도 높은 구성으로 승부했다.
대부분의 선수가 중요한 점프 과제를 연기 시작 직후 수행하지만 두 선수는 점프 과제 3개를 모두 후반부에 배치했다.
2분40초가량의 연기 시간 중 체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 후반부에 점프를 뛰면 기본 점수에 10% 가산점이 붙기 때문이다.
자기토바는 '블랙 스완'(Black Swan)에 맞춰, 메드베데바는 쇼팽의 '녹턴'에 맞춰 흡사 발레를 보듯 우아하게 플라잉 캐멀 스핀과 스텝 시퀀스를 수행했다.
후반 들어 메드베데바는 트리플 플립-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트리플 루프, 더블 악셀 점프를 뛰었고, 자기토바는 트리플 로츠-트리플 루프, 트리플 플립, 더블 악셀 점프를 뛰었다.
두 선수 모두 완벽하게 성공했고, 한 손 또는 두 손을 들고 도는 타노 점프로 아름다움을 더했으나 점프의 기본 점수는 보다 난도 높은 러츠 점프를 포함한 자기토바가 더 높았다.
결국 우열을 가리기 힘든 완벽 연기 속에서도 기술 점수를 더 챙긴 자기토바가 먼저 1승을 거뒀다.
메드베데바와 자기토바는 23일 프리 스케이팅에서 피겨 퀸 자리를 놓고 다시 한 번 정면승부를 펼친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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